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댁 권영미씨가 법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남편(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김재정씨) 재산에 관심을 보인 적이 없었다”면서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의혹을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김인겸) 심리로 11일 열린 이 전 대통령 항소심 공판에 첫 증인으로 출석한 고 김재정씨 부인 권영미씨는 “남편이 이 전 대통령에게 재산 상황을 보고하거나 설명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권씨는 ‘다스의 실소유주’ 쟁점과 관련한 주요 증인이다. 다스는 외견상 김씨가 대주주였는데,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고 보는 쪽에서는 김씨가 이 전 대통령 지분을 차명으로 보유했다고 주장해 왔다. 권씨는 남편 사망 후 이 지분을 물려받아, 현재 다스 지분의 23.6%를 보유한 제2대 주주다.

앞서 다스의 실소유주를 이 전 대통령으로 본 1심은 “남편이 이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재산상황까지 관리했다”, “이병모 전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재산 상황을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을 알고 있었다” 등 검찰에서의 권씨 진술을 근거로 이 전 대통령이 김재정씨 명의 주식 및 부동산의 실제 소유자라고 판단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도곡동 땅과 다스 소유 의혹을 벗기 위해 권씨의 검찰 진술을 뒤집는데 주력했다. 강훈 변호사의 질문에 권씨는 “남편을 친동생처럼 아꼈던 이 전 대통령을 믿고 이병모 국장에게 상속 실무를 맡겼다”면서 “남편이 관리한 이 전 대통령 재산은 영포빌딩 등 3개 빌딩 뿐”이라고 답했다. 1심에서 이 전 대통령의 차명 재산으로 본 가평 별장, 옥천 임야 등에 대해서는 “부동산이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알고 있었다”며 본인 소유임을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대주주인 권씨가 다스 주식 현황 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검찰 질문에 권씨는 “다스의 차등 배당, 주식 보유 현황 등을 잘 몰랐다”면서 “남편 사망 전까지 차명계좌가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권씨는 1심에서 ‘재산관리인’ 이 전 국장 등이 작성해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재산 장부에 직접 서명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사인했다”고 말했다.

권씨 신문은 이 전 대통령 항소심에서 이뤄진 첫 증인신문이다. 앞서 9일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증인신문이 예정됐지만 불출석했다. 이날 예정된 제승완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증인신문 또한 제 전 행정관의 불출석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주요 증인인 김성우 전 다스 사장,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권승호 전 다스 전무 등이 모두 증인 출석 요구를 받지 않고 있어 향후 증인 신문 일정 또한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옛 측근들을 법정에서 추궁하기 싫다”고 밝힌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증인 18명을 신청했고, 그 중 15명이 채택됐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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