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사가 개발 중인 차세대 공중급유기 KC-46A 페가수스가 전투기에 연료를 주입하는 테스트 비행을 하고 있다. 보잉 홈페이지

미국 공군이 보잉사의 KC-46A 페가수스를 공중급유기로 채택했다. 차세대 급유기로 불리는 현존 최신 버전이기는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장비 결함이 시정되지 않아 수년간 최종 도입결정을 미뤘던 애물단지 기종이다. 공교롭게도 보잉 출신이 국방장관 대행을 맡은 이후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돼 논란도 없진 않다.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국방부 관리를 인용, “곧 KC-46A에 대한 운용시험평가에 나설 것”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두 가지 중요한 결함은 고쳐지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 공군은 계약금액에서 대당 2,800만달러(약 312억원)의 지불을 보류할 예정이다. 사업규모 52대로 환산하면 15억달러(약 1조6,700억원)에 달한다.

KC-46A는 붐(boom)이라 불리는 긴 막대를 뻗어 급유 받을 항공기의 구멍에 꽂고 함께 날아가며 흘려주는 방식이다. 더 많은 양의 연료를 더 빠르게 보낼 수 있다. 하지만 KC-46A는 급유 중에 붐이 스텔스 동체를 긁는가 하면 붐이 접히고 펴지는 과정에서 기능 오류가 여럿 발견됐다. 아울러 과거와 달리 사람의 육안이 아닌 비디오 화면을 보고 붐을 급유 받을 항공기에 꽂는데, 동틀 무렵이나 햇살이 강한 상황에서는 시각적으로 방해 받는 문제가 지적됐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11일 “KC-46A는 매번 새로운 문제가 튀어나오는 결함 덩어리”라며 “지난해 말까지 해결하겠다고 공언하더니 이제는 그냥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미국은 개발 무기가 결함을 안고 있어도 일단 도입해 사용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현존 최강 전투기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 F-35, 스텔스 폭격기 B-2 모두 그런 과정을 거쳤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혹독하게 비판의 화살을 겨누며 사업 자체를 무산시켜 전력화 시기를 놓치는 한국과는 전혀 다르다.

다만 도입결정 시점이 석연치 않다. 지난 수년간 미 공군이 제시한 요구성능을 보잉사가 충족하지 못해 시간을 끌다가 지난달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전격 사퇴하고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부장관이 국방장관 대행을 맡자 사업이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섀너핸은 보잉에서 31년간 근무한 최고경영자 출신이다. 헤더 윌슨 미 공군장관은 그간 “보잉이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급유기의 핵심 성능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이미 전임 장관 때부터 진행된 사업으로, 섀너핸 장관 대행은 급유기 기종 결정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는 위치”라고 해명했다. 어쨌든 사업이 지체되면서 보잉사가 물어야 할 지체상금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지난해 10월 기준 36억달러(약 4조208억원)에 달한다고 WP는 전했다. 보잉사는 “민간 항공기 부문이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군수부문에서 그 정도의 손해는 얼마든지 감수할 만한 수준”이라며 논란에 선을 그었다.

KC-46A는 2015년 한국 공군의 공중급유기 도입사업에서 유럽 에어버스의 A330 MRTT에 밀려 분루를 삼킨 전례가 있다. 이후 공군은 지난해 1대에 이어 올해 3대를 더해 총 4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반면 일본 방위성은 2016년 KC-46A 3대를 도입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중급유기를 띄우면 전투기의 항속거리와 작전반경을 사실상 무한정으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전에서 급유기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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