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어린이들의 환영을 받으며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차 방중에 대해 미국 의회에서 불만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침묵하고 있지만 북중 밀착에 대한 미국 내 경계심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특히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을 비호하며 대북 제재의 숨통을 틔워줘 비핵화의 지렛대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공화ㆍ콜로라도) 의원은 “중국은 김정은의 구두에 광을 내는 일을 이제 그만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이 김정은의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도록 충분한 노력을 쏟고 있지 않는 사실이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대북 제재의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이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지 않고 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북한 요구에 편승해 미국의 제재 노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불만이다. 가드너 의원은 지난해 말 발효된 ‘아시아 안심 법안’을 거론하면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지향하는 것이 미국의 법이자 국제법이다”며 “중국은 김정은이 한 약속을 지키도록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 비핵화를 위해 미국에 협조하던 중국이 지금은 오히려 북한의 대북 제재 회피를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 후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북한 문제에 대해 100% 협력을 약속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시 주석의 발언은 이해하지만, 중국은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도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나 진정한 비핵화를 논의했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그들이 비핵화를 성취하기 위해 강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징후를 보지 못 했다. 말 이 외에는 심각한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북한과의 2차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서 아무런 트윗도 띄우지 않으면서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미 국무부도 북중 회담에 대해 “어떤 것도 말할 게 없다”며 ‘무반응’ 모드다. 이번 회담이 비핵화 협상과 2차 정상회담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북중 공조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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