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주민 “군의원 잘못 뽑아 죄송” 108배 사과 퍼포먼스, “전원사퇴” 한 목소리
박종철 예천군의원이 11일 해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출석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예천군민들이 읍내 사거리에서 군의회 청사까지 군의원 전원 사퇴를 외치며 가두시위를 하고 있다.

해외연수 도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이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나와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의원직 사퇴를 묻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이날 예천경찰서에 출두해 폭행 여부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가이드에게 다시 한번 사죄 드린다”고 했으나 폭행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물의를 빚어 군민들에게 죄송하다는 것 밖에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박 의원이 포토라인에서 기자들 질문을 받는 동안 주변에는 ‘군의원 전원사퇴’ 피켓을 든 주민 10여 명이 “사퇴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날 출석 예정 시간인 오후 3시 정각 승용차를 타고 나왔으며 가이드를 폭행한 이유와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예천군민들이 군의원을 잘못 뽑아 사죄한다는 의미로 예천군의회 청사 앞에서 108배를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예천군의원전원사퇴추진위원회와 예천군농민회 등 시민단체와 주민 등 200여 명이 예천읍내 천보당사거리에서 군의회 청사까지 1㎞를 행진하며 ‘군의원 전원사퇴’를 촉구하는 규탄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로 이 일대 교통이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시위대는 예천군청사 전면에 ‘대국민 사과문’이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그 앞에서 예천군의원을 잘못 뽑은 것을 사죄하는 108배를 했다. 전병동 예천군의원전원사퇴추진위원장은 추진위 이름으로 준비한 ‘예천군의원 전원사퇴 요구서’를 이형식 예천군의회 의장에게 전달했다. 예천엄마모임이라는 단체는 청사 앞에서 ‘예천군의회는 비민주, 비교육, 퇴폐의 온상입니다. 전원 사퇴하십시오’라는 플래카드를 걸어 눈길을 끌었다.

전병동(72) 예천군의원전원사퇴추진위원장은 “군의원 9명 전원이 혈세 6,200만원을 들고 미국과 캐나다로 나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어 가이드를 폭행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진위는 △박종철(가이드 폭행) 권도식(접대부 요구) 신향순 의원직 제명 △이형식 의장의 군민 명예훼손 책임 △출향인과 예천군민에 정신적 충격 보상 △진실 공개와 피해자에 보상 및 사과 등 요구를 외면하면 주민소환 절차를 진행한다고 경고했다.

이날 예천 주민들은 “예천이 낭패다” “미국까지 가서 망신을 떨었다니 내가 다 부끄럽다” “전원 사퇴해야 한다”는 등 말로 시위대를 응원했다.

예천군농민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국제적 망신거리가 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의원직을 내려놓겠다는 말은 하나도 없고 주민 눈을 피해 줄행랑치기에 바쁘다”고 비난했다. 농민회는 “여성접대부를 찾으며 함부로 주먹을 휘두르는 군의원들을 선출해 부끄럽다는 의미로 대국민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예천군농민회 회원 4명은 9일부터 사흘째 의장실에서 ‘군의원 전원사퇴’를 요구하며 밤샘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글 사진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전병동 예천군의원전원사퇴추진위원장이 11일 예천군의회에 군의원 전원 사퇴 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이형식 군의회 의장실로 들어서고 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