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분야 투자 행사인 제37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11일 막을 내렸다. 전 세계 485개 기업이 발표에 나섰고, 9,0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서 우리나라 기업들도 앞다퉈 다양한 사업계획과 성장전략을 공개한 만큼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대규모 투자유치와 공동 연구개발 등 향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유명 다국적제약사들의 독점 무대로 여겨졌던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메인 트랙에 올해엔 한국 기업 두 곳이 나란히 진출했다. 2017년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초청받아 3년째 메인 트랙에 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이번에 처음 초청받아 세계시장에서의 위상을 입증한 셀트리온이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분야의 경쟁자이기도 한 두 기업은 9일 메인 트랙 발표장에서 각각 생산 물량 증대와 해외 유통망 구축으로 몸집 키우기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먼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지난해 상업생산에 돌입한 인천 송도 3공장의 수주 물량을 “올 연말까지 50%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단일항체 기준)이 지난해 이후 연간 약 12%씩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위탁 생산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따라 “3공장 가동을 늘려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기업(CMO)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현재 20개 이상의 기업들과 수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 말까지 CMO는 12건, CDO와 CRO는 10건 이상의 추가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MO는 고객이 요청하는 바이오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사업을, CDO와 CRO는 각각 임상시험에 필요한 세포나 물질을 생산하고 의약품 품질 시험을 대행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 같은 대규모 설비를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사업의 ‘밸류 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올해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회사의 신성장동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은 지난 4일 국내 기자간담회를 통해 주력 제품인 ‘램시마SC’의 해외직판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발표한 계획을 이번 컨퍼런스에서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상세히 설명했다. 램시마SC는 다국적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램시마를 피하주사로 만든 약이다.

셀트리온은 또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제약시장인 중국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중국 합작법인 설립이 이르면 연내 마무리될 것”이라며 “중국 환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바이오시밀러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2017년 5월 중국식품약품감독관리국(CFDA)으로부터 승인을 받고 현지에서 램시마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는 중국에서 해외 기업의 바이오시밀러가 임상 승인을 받은 첫 사례다.

이들 외에 주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다른 여러 트랙에서 연구개발 전략과 사업 비전 등을 발표했다. 한미약품 역시 올해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 개발 중인 폐암 신약 ‘포지오티닙’의 독자적인 중국 임상시험을 올 상반기 중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컨퍼런스에 참가한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는 “중국에는 전 세계 폐암 환자의 40% 이상이 거주한다”며 “2022년 중국에서의 포지오티닙 시판 허가를 목표로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손지웅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이 나서서 이달 안에 미국 보스톤에 문을 열 연구개발 거점인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를 소개했다. 이곳에서 자체 개발 중인 통풍과 염증성 장질환 신약의 임상시험을 본격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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