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생산현장.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수출이 이달에도 전년 대비 30% 가까이 급감하면서 정부가 반도체 업황 부진을 우리 경제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생산과 투자 부진 속에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수출마저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올해 경제 전망을 둘러싼 비관론이 증폭되고 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반도체 수출액은 2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2%(7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월간 수출액 기준으로 지난달 27개월 만에 감소(-8.3%)로 전환한 반도체 수출이 이달 들어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또 다른 주력 수출품목인 석유제품(8억2,000만달러)도 전년동기 대비 26.5%(3억달러) 줄었고 선박(5억8,000만달러) 역시 29.7%(2억5,000만달러) 급감했다. 다만 승용차(7억달러)와 무선통신기기(6억달러) 수출액은 각각 127.7%(3억9,000만달러)와 23.5%(1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의 20.9%를 책임진 반도체 수출이 꺾이면서 같은 기간 전체 수출액 또한 전년동기보다 10억3,000만달러 줄어든 126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조업일수(7.5일)가 지난해와 같았는데도 수출 규모가 7.5%나 줄어든 것이다. 수입액은 145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6.8%(10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이달 1~10일 주요 품목 수출 실적_김경진기자

정부도 반도체 수출 부진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펴낸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ㆍ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ㆍ고용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시장 하락세가 예상보다 심각하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정부가 당초 상정한 올해 성장률(2.6~2.7%) 달성이 어렵다는 얘기와 다름없다. 대표적 반도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40% 가까이 감소한 것도 이러한 진단을 내린 배경이다. 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반도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대응책이 필요할 경우 반도체를 포함한 수출 전반을 독려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