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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지겠다”며 법적 책임 없다는 양승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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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지겠다”며 법적 책임 없다는 양승태

입력
2019.01.11 09:31
수정
2019.01.1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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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정 역사상 첫 전직 사법부 수장 검찰 출석 

 “부당 인사개입 없어” 의혹 여전히 부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농단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농단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헌정 사상 최초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심경을 밝혔지만, 부당 인사개입이 없었다는 등 법적 책임은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1일 오전 9시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임기간 중에 일어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이토록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일로 법관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수사기관의 조사까지 받은 데 대해서도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니 그에 대한 책임은 모두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이 사건과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각자의 직분을 수행하면서 법률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고 있고, 저는 이를 믿는다”면서도 “그분들의 잘못이 나중에라도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므로 제가 안고 가겠다”고 했다. 검찰 조사와 관련해선 “자세한 사실관계는 오늘 조사 과정에서 기억나는 대로 가감 없이 답변하고, 오해가 있는 부분은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겠다”며 “편견이나 선입감이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조명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설명했다.

사법부 신뢰 회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 법관들을 믿어 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하고 싶다. 절대 다수의 법관들은 언제나 국민 여러분에게 헌신하는 마음으로 법관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성실히 봉직하고 있음을 굽어 살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준비한 입장을 발표한 뒤 취재진이 대법원 기자회견의 부적절성을 지적하고 강행 이유를 묻자 “제 맘은 대법원에서 전 인생을 법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법원 들렀다 가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취재진이 부당한 인사 개입 및 재판 개입 없었다는 지난해 6월 기자회견 당시 입장과 같은지 묻자 “변함없는 사실”이라며 재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내내 양 전 대법원장을 규탄하는 단체 회원들과 옹호하는 지지자들 양측이 맞서 각자의 구호를 외쳤다.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양 전 대법원장은 차량을 이용해 검찰청사로 이동했고, 검찰청 포토라인 앞에서는 취재진 질문에 한 마디도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다음은 양 전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와 문답 전문.

◇입장 발표

무엇보다 먼저 제 재임기간 동안 일어난 일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께 이렇게 큰 심려를 끼친 데 대해서 진심으로 송구스런 마음이 듭니다. 이 일로 인해서 법관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또 여러 사람들이 수사당국으로부터 조사까지 받은 데 대해서 참으로 참담한 마음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고 따라서 그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자리를 빌어 제가 국민 여러분에게 우리 법관들을 믿어 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하고 싶습니다. 절대 다수의 법관들은 국민여러분에게 헌신하는 마음으로 법관으로서 사명관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하고 있음을 굽어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에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자기들 각자의 직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나중에라도 만일 그 사람들에게 과오가 있다고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고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저는 오늘 수사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기억나는 대로 답변하고, 또 오해가 있으면 이를 풀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겠습니다.

모쪼록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소명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시 한번 송구스럽단 말을 드리고, 이 상황이 안타깝긴 하지만 앞으로 사법부 발전이나 이를 통해 나라가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한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일문일답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강행한 이유는?

“대법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기 보다는, 제 마음은 대법원에서 전 인생을, 법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서 수사하는 과정에서 법원을 한 번 들렀다가 가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와의 재판 거래 및 일선 재판 개입 혐의 인정하나?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편견이나 선입관 없는 시선에서 이 사건을 다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당한 인사개입 없다고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나.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검찰 수사에서 관련 자료 증거들 나오고 있는 데 이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나?

“제가 누차 얘기했듯이 그런 선입관을 갖지 마시기 바랍니다. 검찰 출석 시간이 다가와서 부득이 이만 그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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