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9공구에 버려진 비닐, 플라스틱, 어구 등이 뒤섞여 산처럼 쌓여 있다.

10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9공구 항만부지. 컨테이너와 수ㆍ출입 화물을 쌓아두거나 대형 화물차 주차장으로 쓰는 이 부지 한 쪽에는 6m 길이 컨테이너가 ‘ㅁ’자 모양으로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2층 구조 컨테이너 안쪽에는 버려진 비닐과 플라스틱, 목재 등이 산처럼 쌓여 있었고, 폐타이어와 폐어구, 건축 폐기물 등도 뒤섞여 있었다.

지난해 경기 평택시 한 폐기물 처리 업체가 쓰레기를 필리핀에 불법 수출해 논란이 된 가운데 송도국제도시에 수출용 폐기물 수천톤이 쌓인 채 수개월째 방치돼 행정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인천항만공사가 소유한 9공구 일대에 쌓여있는 폐기물은 약 4,000톤 규모로 추정된다. 이 폐기물은 전북 군산시에 있는 폐기물 수출업체 A사가 인천항을 통해 베트남에 수출하려고 쌓아둔 것으로 파악됐다.

A사는 지난해 7월 이 부지를 임대한 물류업체 B사와 계약을 맺고 폐기물을 반입해 보관했으나 한달 만에 계약 해지를 당했다. B사는 A사가 반입한 폐기물이 분류, 절단, 압축 등 가공과정을 거치지 않아 수출용으로 보기 어렵다며 반입을 중단시키고 계약을 해지했다.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A사를 고소하기도 했다.

0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9공구에 버려진 비닐, 플라스틱, 어구 등이 뒤섞여 산처럼 쌓여 있다.

인천경제청도 지난해 8월 B사로부터 민원을 접수하고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A사에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했다. 또 폐기물을 적법하게 처리하라고 조치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A사는 인천경제청 조치 명령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A사는 “해당 폐기물이 수출용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폐기물을 수출하기 위해선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중간 가공을 거쳐야 하는데, 9공구에 쌓여있는 폐기물 대부분은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아 수출용으로 보기 어렵다”라며 “이달 28일 열리는 행정심판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 중국이 폐플라스틱 등 수입을 금지하면서 국내에선 폐기물 처리를 두고 대란이 벌어졌다. 폐기물 처리 업체들이 폐기물 수거를 거부하는가 하면 동남아 등지로 쓰레기 불법 수출도 기승을 부렸다. 폐기물 수출업체들이 폐기물을 버리거나 방치하는 사례도 곳곳에서 일어났다.

글ㆍ사진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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