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자회견, 기자 200명과 90분간 타운홀미팅… 한복 입고 야구모 쓰고 내외신 질문 경쟁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질문권을 얻기 위해 서로 손을 들자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맨 뒤에 있다고 생각하신 분, 책 드신 분…”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직접 사회자로 나서 이처럼 질문자를 직접 선택했다. 사전에 질문과 질문자를 정하지 않은 ‘타운홀미팅’(자유토론) 방식을 선택한 데 따른 풍경이다. 문 대통령은 '이니 블루'로 불리는 푸른 넥타이를 매고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 함께 잘사는 나라'라고 새겨진 백드롭을 배경으로 자리에 앉았다.

문 대통령은 질문자를 선정하느라 진땀을 뺐다. 부채꼴 모양으로 앉은 200여명의 내외신 기자가 문 대통령의 이목을 끌기 위해 휴대폰이나 수첩 등을 손에 든 채 경쟁을 벌였다. 한복을 입거나 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의 롯데자이언츠 야구 모자를 쓰고 온 경우도 있었다.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출입기자가 문 대통령에게 눈에 띄기 위해 한복을 입고 참석해 질문권을 얻으려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회견은 비교적 격의없는 분위기로 진행됐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 방안과 관련해 비교적 긴 질문이 나오자 문 대통령은 “우리 기자가 방안을 다 말했다. 저도 (북미를) 설득하고 중재하겠다”고 답해 장내 웃음을 자아냈다. 답변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네 차례나 ‘김 위원장’이 아닌 ‘김정은’이라고 부른 것도 이례적이었다는 평가다.

날선 질문에는 단호한 모습도 보였다. ‘현실 경제가 힘든데도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가’라는 공격적인 질문이 나오자 “경제정책 기조가 왜 필요한지는 기자회견문 내내 말씀 드렸다"며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답변을 하던 문 대통령도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논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청와대 권력남용’ 주장에 대한 질문엔 신중한 표정으로 6~7초 머뭇거리는 등 다소 난처해하기도 했다.

외교안보, 경제, 정치사회문화 분야 순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은 예정된 시간을 10분쯤 넘겨 90분 가량 진행됐고 모두 25개의 질문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최대한 많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네 개의 질문을 한꺼번에 받은 뒤 차례로 답하기도 했다. 회견장에는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등 10여명의 참모들이 자리해 문 대통령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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