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1 노르웨이안에어셔틀 여객기. 공식 트위터 연합뉴스

지난해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가 복원되면서 이란의 고립이 가속화 하고 있다. 이란으로 향하는 자본과 물자, 인력 등이 죄다 끊기다 보니 이란은 불시착한 비행기마저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블랙홀로 전락해버린 모습이다.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이란에 불시착했다가 부품을 구하지 못해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 노르웨이 항공사의 민간 여객기 사연을 전했다. 지난해 12월14일 두바이에서 노르웨이 오슬로로 향하던 노르웨이안에어셔틀의 보잉 737 Max 여객기는 비행 중간 엔진 고장으로 이란 남서부 시라즈 공항에 예정 없이 착륙했다.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 192명은 이튿날 다른 여객기 편으로 오슬로에 무사히 도착했다.

문제는 여객기의 ‘귀환’이었다. 엔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교체 부품을 구하지 못하면서 여객기는 한달 가까이 발이 묶인 상태다. 고장 여객기가 미국 회사인 보잉사의 기종인 탓에 부품 수송은 더욱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민항기 판매는 물론 유지 관리 서비스, 부품 수출까지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한 제품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어, 보잉사는 물론 유럽의 에어버스 부품마저도 수급이 쉽지 않다. 노르웨이 항공사 측은 “예비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갖추는 데 평소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면서도 여객기 복귀 시점에 대해선 확답을 못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광범위한 제재가 민간 항공 운항의 안전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방 항공사들이 이란 상공을 오가는 비행 노선을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이란에 상주하는 회사가 없다 보니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대응이 쉽지 않다. 이에 국제사법재판소(IJC)는 지난해 10월 민간비행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장비와 교체 부품 등 인도주의적 물품과 서비스에는 제재를 부과할 수 없다고 했지만, 미국은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

한편 이란 외무부는 이날 미국 국적의 마이클 화이트(46)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수교가 단절된 탓에 이 사실은 테헤란 주재 미국의 이익대표부(스위스 대사관)를 통해 미국 정부에 통보됐다. 외신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인 억류는 처음이라며 이란 핵 협정 탈퇴 이후 악화된 양국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해군 장교 출신의 화이트는 지난해 7월 이란에 여자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그를 체포한 사유에 대해선 추후 밝히겠다며 언급하지 않았다. 화이트를 제외하고 현재 확인된 이란 내 미국인 수감자는 모두 4명이다. 이들 모두 간첩 혐의로 이란 법원에서 1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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