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10일 본인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한국 체육계의 악습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사진은 이 회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8 스포츠영웅 헌액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한체육회가 성폭력과 폭행 파문으로 드러난 한국 체육계의 악습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수습책을 내놨다. “스포츠계 성폭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체육회는 10일 이기흥 체육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고 “조재범 전 코치의 폭력ㆍ성폭력 의혹 사건과 관련, 용기를 내준 심석희 선수에게 깊은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이로 인해 상처받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정부와 체육회는 스포츠계 폭력ㆍ성폭력 방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시스템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면서 “특히 선수들이 가장 보호받아야 할 선수촌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는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체육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스포츠 인권 시스템을 처음부터 전면 재검토해 개선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먼저, 서울 태릉ㆍ충북 진천 등 선수촌 2곳에 특별 조사반을 파견, 선수촌 전 종목에 대해 현장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번 사건 발생지가 선수촌이었던 만큼, 선수촌 관리도 한층 강화한다. 선수촌 훈련장과 경기장에 CCTV 및 라커룸 비상벨을 설치해 사각지대와 우범지대를 최소화한다. 또 선수촌 내 여성 관리관과 인권상담사 등 여성 전문 인력을 증원, 여성 선수들과의 소통을 통해 인권 침해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예방한다.

또 스포츠 인권 전문가, 국민 감사관, 법률 전문가 등 외부인으로 구성된 별도의 조사팀을 꾸려 회원 종목단체 및 시ㆍ도체육회를 대상으로 △성폭력ㆍ폭력 △조직 사유화 △횡령ㆍ배임 △승부 조작 및 편파 판정 등 ‘스포츠 4대 악’을 정밀 조사할 방침이다. 적발된 단체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즉시 ‘회원 종목 단체’ 자격을 박탈한다.

이 회장은 “성폭력 가해자는 두 번 다시 체육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벌할 것”이라며 “또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밝혀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조치를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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