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ㆍ성장ㆍ혁신’ 강조 내용은 타당
혁신성장 구체 실현전략 없어 아쉬움
경제동력 회복 위해 야당 끌어안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집권 3년 차 국정운영 구상을 밝혔다. 신년 회견의 키워드는 ‘경제, 성장, 혁신’이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시장을 이끄는 경제는 혁신에서 나온다”며 “혁신으로 기존 산업을 부흥시키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신산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회견 연설문의 절반 이상을 경제 성장 메시지로 채웠다. 국민 삶의 질과 남북관계 개선, 개헌 등 정치ㆍ경제ㆍ외교ㆍ안보 이슈를 골고루 담았던 1년 전과는 결이 다르다. 국민 삶이 힘들고 경제가 어려운 만큼 집권 중반기를 맞아 경제 분야에서 꼭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공정경제를 기반으로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성장을 지속시키면서 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들겠다”며 촘촘한 안전망을 토대로 한 포용국가론도 재강조했다. 하지만 ‘성장’과 ‘혁신’을 각각 29회, 21회 언급하는 등 혁신성장 비전 소개에 연설의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반면 소득주도성장은 단 한 차례 언급했을 뿐이다. 정책의 무게중심이 혁신성장 쪽으로 옮겨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반도 평화의 제도화, 권력기관 개혁, 생활적폐 청산 노력에 대한 언급은 덤이었다.

문 대통령이 경제의 어려움에 대해 반성의 뜻을 비교적 분명히 밝힌 것은 평가할 만하다. 문 대통령은 “고용지표가 양적인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전통 주력 제조업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고, 이런 상황을 매우 엄중히 보고 있다”고 말해 경제 성과 부진에 대한 반성의 메시지를 담았다. 문 대통령이 각본 없이 90분간 자유롭게 질문을 받고 회견을 이끌어 가는 ‘타운홀 미팅’ 방식도 신선했다.

아쉬운 대목도 있었다. 데이터ㆍ인공지능ㆍ수소경제 등 3대 기반경제 육성 같은 혁신성장의 비전만 거창하게 나열했을 뿐 구체적 실현 전략은 보이지 않았다. 최근 청와대 직원들의 인사 개입 논란 등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나 책임 있는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대야 관계를 비롯한 협치에 대해서도 형식적으로 언급하고 지나간 느낌이다. 문 대통령은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활성화를 통한 국회와의 협력을 약속했지만 국민에게 믿음을 주기엔 부족했다. 그간 대통령의 협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혁신성장 정책 대부분은 국회 입법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끌어안으려는 구체적인 노력과 의지를 보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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