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네 번째 중국 방문 중이다. 시진핑 주석의 초청으로 방중을 했다고 한다. 2018년 3월 25일 첫 방중을 했으니 1년도 안된 기간 동안 벌써 네 번째다. 그만큼 북한 문제가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정은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중요한 전환점이 있기 전후에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났다. 첫 방중 한달 후 판문점에서 1차 남북 정상회담을 했고, 두 번째 방중 한달 후에는 싱가포르에서 1차 북미 정상회담을 했다. 북미 정상회담 다음주에는 다시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났는데, 이런 스케줄로 인해 중요한 변곡점 직전에 시 주석에게 ‘지침’을 듣고 직후에 ‘보고’를 한다는 분석이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김정은이 시 주석을 이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순망치한 관계인 중국의 입장을 이용해 미국과의 만남 직전에 미국의 제재를 견뎌 내며 정권 유지가 가능한 지원 항목을 제시하고 중국에 그런 지원들을 얻어 낸다는 것이다. 그런데 북중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이 바로 ‘주한미군 철수’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가지고 김정은에게 강력한 지원을 약속하는 것이 우리로서는 가장 두려운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은 해가 바뀌도록 타결되지 않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현재 46%를 부담하고 있는 우리에게 전액 부담을 요구할 정도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 내 일부 언론과 지식인들은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미국적 가치를 완전히 뒤집는 불가측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동맹에 대해 대단히 무례한 태도와 정책을 서슴치 않고 있다. 이런 행태에 독일과 프랑스는 NATO를 탈퇴하고 유럽군을 따로 만들자는 주장을 할 정도다. 이와 관련해 최근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으니 바로 시리아의 쿠르드족 지원 병력을 철수시키는 문제였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장기간 전쟁으로 곤혹을 치렀던 미국은 IS를 격퇴해야 함에도 지상군 파병을 하지 않고, 대신 쿠르드족을 지원해 IS를 상대했다. 그런 쿠르드족과의 관계를 터키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한순간에 버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주한미군 철수라는 엄포가 결코 허언이 아닐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2만8,500명의 주한미군 중 실제 지상군 전투 병력은 1개 여단 4,000여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미2사단 직속 병력이 아니라 순환 배치되는 병력들인데, 현재 주둔 중인 부대는 1기갑사단 소속의 3기갑여단이다. 문제는 이 부대가 7월이 되면 배치기간 만료가 돼 본국으로 돌아가는데, 후속 교대부대가 오지 않으면 주한미군은 2만4,000여명으로 줄면서 지상군 전투 병력은 하나도 없이 포병과 공군, 행정병 등만 남게 된다. 이런 점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주한미군 중 우선적으로 지상군 전투 병력 철수를 약속하며 비핵화 프로세스의 진행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또 이런 점을 이용해 김정은은 시 주석에게 주한미군 전력의 약화와 철수의 기반을 닦는 조건으로 경제적 지원과 UN 안보리 제재의 일부 제재를 위한 노력을 요구할 수 있다.

이제 우리 정부는 몇 가지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바로 북한의 비핵화와 돈독한 한미동맹의 유지다. 또 주한미군 철수나 축소를 막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공약은 분명 ‘북한의 비핵화’다.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의 핵우산을 걷는 것, 즉 주한미군 철수와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을 결코 잊어선 안 되며 대한민국 번영의 필요조건은 한미동맹임도 새삼 상기해야 한다. 김정은 방중 이후 필연적으로 따라올 북미 정상회담의 막후에서 북한 비핵화의 가시적 성과와 함께 강력한 한미동맹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외교적 성과를 이뤄 내길 간절히 바란다.

신인균 경기대 한반도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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