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 합의’ 노광철 무력상, 중국 측과 군사문제 논의 가능성
과학ㆍ교육 분야 총괄 박태성 당 부위원장은 양국 경협 모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차 방중수행단을 대남ㆍ대미관계 핵심인사 위주로 꾸렸다. 중국 방문 목적이 북미 정상회담 전략 조율에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은 8일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전하며 “김영철(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박태성(당 부위원장 겸 과학교육상), 리용호(외무상), 노광철(인민무력상) 동지를 비롯한 당과 정부, 무력기관 간부들이 함께 떠났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부위원장은 북미 고위급회담 대표로 현재 북미 협상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분류되는 리용호 외무상은 핵관련 핵심 전략가로, 향후 김영철 부위원장 대신 미국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중국과의 전통적인 ‘당 대 당’ 외교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대미ㆍ대남 관계를 이끌고 있는 핵심 인사들로 수행단을 구성한 것은, 가시권에 들어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과 협상전략을 조율하는 한편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는 데 방중 목적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지난해 6ㆍ12 북미 정상회담에도 배석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 3번 방중에 모두 동행하며 ‘실세’로서 위세를 드러냈다.
노광철 인민무력상도 방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9ㆍ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한 그가 수행원단에 포함된 것을 두고, 중국과 남북 군사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군사적인 문제 논의는 북중 간이라기보다는 현재 진행중인 남북 군사 합의와 관련되지 않았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성장 전략으로 강조하는 과학ㆍ교육 분야를 총괄하는 박태성 당 부위원장도 동행한 만큼, 중국 체류 기간 동안 수행단은 주요 경제 현장을 둘러보며 첨단기술 관련 북중 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부위원장은 지난해 5월 당 ‘친선참관단’을 이끌고 중국을 둘러보기도 했다.
북한 매체가 수행자로 호명하지는 않았지만 김 위원장 동생이자 사실상 ‘비서실장’ 격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김 위원장과 동행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과 함께 베이징(北京)행 열차에 올라있는 김 제1부부장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이날 공개했다. 1, 3차 방중에 동행했던 부인 리설주 여사도 4차 방중길에 함께 오르며 ‘퍼스트레이디’ 외교 행보를 이어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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