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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 개선안 7일 발표 앞두고… “이원화가 해결책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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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 개선안 7일 발표 앞두고… “이원화가 해결책 아니다”

입력
2019.01.07 04:4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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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ㆍ사 추천으로 설정위 구성땐 대립 지속… “중립적 인상 기준 마련이 먼저”

지난해 12월 31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임서정 차관이 최저임금 관련 브리핑을 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31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임서정 차관이 최저임금 관련 브리핑을 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7일 공정성 논란을 빚고 있는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의 이원화를 골자로 한 최임위 개선방안(초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최임위 이원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최저임금은 근로자와 사용자, 공익을 대표하는 위원 각 9명으로 구성된 최임위에서 심의ㆍ결정하는데 7일 발표 예정인 최임위 개편안은 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구간설정위원회는 최저임금 상ㆍ하한 구간설정과 최저임금이 노동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중 상시적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로 구성된다. 결정위원회는 구간설정위에서 제시한 구간 내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2017년말 최임위가 공개한 전문가 태스크포스(TF) 권고안에 따르면 구간설정위원회는 총 15명으로 노ㆍ사ㆍ정이 각 5명씩 추천한다. 결정위원회는 현재 최임위(27명)보다 축소하되 노ㆍ사ㆍ공익위원을 동수로 구성한다.

그러나 이원화가 이뤄진다고 해도 노사의 극단적 대립은 불식시키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존 방식대로 노동ㆍ경영계가 구간설정위원회의 전문가를 추천하는 방식이 되면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구간설정위원회를 노사 추천을 받아서 구성하면 각자의 입장을 반영해 사용자 측은 낮은 인상률을, 노동자 측은 높은 인상률을 제시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구간설정위원회를 따로 만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노사의 극한 대립이 지속될 경우 사실상 정부 입장이 반영된 공익위원의 의견이 최저임금을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기조에 따라 인상률이 들쭉날쭉한 그동안의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는 셈이다.

설사 공익위원의 중립성을 높이기 위해 노사 상호가 원치 않는 위원을 배제하는 방식을 도입하더라도 노사갈등이 줄어들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극단적 입장을 펴는 사람을 배제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현실에서는 위원회를 구성하는 단계에서부터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며 “오히려 갈등이 지속되는 겪는 기간만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결정구조보다는 결정기준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승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저임금 결정체계의 가장 큰 문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라며 “중립적으로 설정된 최저임금 인상 공식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가인상률ㆍ가계생계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사회 구성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공식을 만들어 그 범위 안에서 논의할 수 있게 하자는 의미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간설정위원회 위원들이 모호한 기준과 통계치를 기반으로 인상구간 폭을 넓게 제시하면 구간을 설정하는 의미가 없다”며 “구간을 설정할 때 계산에 넣어야 하는 필수요소를 정해 명문화하는 것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개편안 논의에 대해 노동계는 ‘노사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개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경영계는 구체적인 정부안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고용부는 이달 중 정부안을 완성해 2월 임시국회에서 이를 반영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2020년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부터 적용하겠다는 생각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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