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여름 이후 제주 퍼시픽랜드에서 지내고 있는 태지. 퍼시픽랜드 제공

서울시가 소유한 마지막 돌고래 ‘태지’가 앞으로 동물보호단체들이 조성을 요구하는 바다쉼터(돌고래 보호소)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공원이 태지의 위탁계약을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은 이미 돌고래 사육장을 폐쇄해 태지를 돌려받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위탁계약을 유지할 경우 바다쉼터가 생겼을 때 서울시의 ‘돌핀 프리’(dolphin free) 정책상 태지는 추후 이곳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6일 서울대공원과 동물보호단체로 구성된 돌고래바다쉼터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어경연 서울대공원 동물원장은 지난해 12월말 동물보호단체 대표들과의 비공개면담에서 돌고래업체인 퍼시픽랜드와 위탁계약연장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유권을 이전한다 해도 추후 바다쉼터가 생기면 태지를 그곳으로 보낼 수 있다는 단서를 달기로 했다. 서울대공원은 당초 소유권 이전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서울시는 지난 2017년 6월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를 제주 앞바다에 방류하면서, 이와 다른 종(큰돌고래)라는 이유로 태지를 방류 대상에서 제외하고, 오갈 데 없어진 태지를 퍼시픽랜드에 맡겼다. 퍼시픽랜드는 조련사가 돌고래와 수중 공연을 하고, 공연 후에는 돌고래와 어린이들의 사진을 촬영하는 업체다

서울대공원의 이런 결정에 대해 퍼시픽랜드 관계자는 “위탁연장보다는 소유권 이전을 받되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바다쉼터가 생기면 태지를 보내는 것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어떤 경우라도 바다쉼터가 생기면 태지를 바다쉼터로 보낼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남은 과제는 바다쉼터 조성이다. 동물단체들은 이제라도 서울시뿐 아니라 해양수산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가 나서 바다쉼터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영국을 비롯해 미국에서도 바다쉼터를 만들고 있다”며 “바다쉼터를 주도한 미국 동물단체도 우리 정부가 요구하면 도움을 줄 용의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양동물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 등 동물단체들은 앞서 지난달 24일 서울시청 앞에서 태지의 소유권 이전은, 돌고래 방류를 지지하는 시민들 의견에 반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재계약 연장을 주장하는 시민 1,500여명의 서명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5일 퍼시픽랜드 수족관에 있는 태지가 입을 벌리고 있다. 퍼시픽랜드 제공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