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1도 내려가면 혈압 1.3㎜Hg 올라가 합병증 위험
싱겁게 골고루 먹기ㆍ유산소운동ㆍ금연ㆍ절주 필수적
기온이 1도 내려갈 때마다 혈압은 1.3㎜Hg 정도 올라가므로 겨울철에는 고혈압 환자가 싱겁게 먹기 실천 등으로 혈압 관리에 더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고혈압은 수축기(최고) 혈압이 140㎜Hg 이상, 이완기(최저) 혈압이 90㎜Hg 이상일 때다.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3,500만명) 가운데 1,100만명 정도(29%)가 환자다. 겨울철은 고혈압 환자가 특히 조심해야 할 계절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벽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고, 몸이 실내외 온도차에 적응하면서 혈압 변동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기온이 1도 내려가면 수축기 혈압이 1.3㎜Hg 상승한다. 이로 인해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등 합병증 발병이 높아져 고혈압 환자의 겨울철 사망률이 여름보다 30% 정도 더 높다. 조명찬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고혈압을 잘 관리하려면 지방질 섭취를 줄이고, 싱겁게 골고루 먹고, 유산소운동, 적정체중 유지, 금연과 절주 등을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처방 받은 고혈압약 잘 먹어야

겨울철에는 고혈압을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 우선, 기존에 처방 받은 고혈압약을 빼먹지 말고 잘 복용해야 한다. 혈압이 잘 조절되던 고혈압 환자도 약을 중단하면 혈압이 갑자기 크게 상승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아침 저녁 하루 2번씩 가정혈압을 측정한다. 가면(假面)고혈압이나 아침고혈압 등을 염두에 두면서 혈압이 높게 측정되면 주치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관리의 첫 걸음인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환자는 30%에 불과하다. 김철호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가정혈압포럼 회장)는 “가정에서 혈압을 재는 습관을 들이면 혈압 관리에 좋다”며 “가정혈압은 환자가 가장 안정된 상태에서 혈압을 측정하므로 수치가 정확해 합병증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고 했다.

셋째, 새벽운동은 피하고 추운 날에는 외출을 삼간다. 운동을 나갈 때 집안에서 미리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면 좋고, 체온유지를 위해 마스크와 장갑을 꼭 착용한다. 고령이거나 혈압이 들쭉날쭉 한다거나 심부전이나 전립선비대증으로 약을 먹고 있으면 실내외 기온변화에 따른 혈압조절이 잘 되지 않으므로 더 조심해야 한다. 추운 곳에서 오래 머물다가 갑자기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면 혈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져 어지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물 적게 먹으면 소금 섭취량 줄어

소금(나트륨)은 혈압과 관련이 깊다. 소금을 많이 먹어 혈액 내 나트륨이 높아지면 물을 같이 가지고 있으려고 한다. 그 결과, 혈액 부피가 커지고 혈관 압력은 더 높아진다. 나트륨은 하루 2g 정도만 필요하다(세계보건기구 권장량). 소금으로 치면 4g(1.5 작은술) 정도다.

그러나 한국인은 필요량의 4~6배(15~25g)나 많이 섭취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입맛이 없어져 반찬이나 국물에 소금을 평소보다 많이 넣어 짜게 먹는 경우가 왕왕 있다.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겨울철에 맛이 없다고 입맛을 돋우려 소금간을 많이 하는데 이는 혈압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소금 섭취를 확 줄이려면 국물을 삼가야 한다. 국ㆍ찌개에 간을 맞추려고 소금을 넣기 때문이다. 매끼 국물 한 컵(200mL)을 덜 마시면 하루 소금 섭취량을 절반으로 낮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된장 고추장 쌈장 등 장류와 깻잎, 콩잎, 무 장아찌, 젓갈류, 양념류, 조미료를 피해야 한다. 김치도 대표적인 소금 공급원이다. 하지만 된장이나 김치는 건강에 이로운 면도 많아 무조건 금하는 것은 옳지 않다.

라면 즉석식품 소시지 어묵 햄버거 토마토케첩 카레소스 등 가공식품의 포장지 영양성분에서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면 좋다. 짬뽕(4,000㎎ㆍ식약처 조사), 우동(3,396㎎), 울면(2,800㎎), 육개장(2,853㎎) 등 고(高)나트륨 음식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카페의 샌드위치(평균 1,000㎎),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등 커피에도 5~300㎎의 나트륨이 함유돼 삼가는 게 좋다.

1주일에 4~5회 30~60분씩 유산소운동을

고혈압에 운동만 하면 치료된다고 잘못 알고 있는 환자가 적지 않다. 박성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운동은 어디까지나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이 없고, 당뇨병이나 콩팥질환 등 동반질환이 없는 고혈압 전(前)단계나 1기 고혈압일 때 약물 대신 먼저 시도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당뇨병이나 콩팥병이 있다면 고혈압 전단계부터, 2기 고혈압이라면 약물요법을 곧바로 시작하고 주기적으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운동으로 혈압을 낮추려면 한 번에 30~60분 정도, 1주일에 4~5회, 3개월 이상 꾸준히 유산소운동을 해야 한다. 최의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운동 강도는 운동 중 대화가 가능하고 몸에 땀이 날 정도로 하면 된다”며 “고혈압에 좋은 운동은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라고 했다. 그러면 개인차는 있지만 운동으로 혈압을 4~13㎜Hg까지 낮출 수 있다. 하지만 혈압이 160/100㎜Hg 이상이거나, 맥박이 1분당 100회 이상이라면 운동하면 안 된다.

고혈압 환자 가운데 폭음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 음주는 고혈압약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기에 무조건 금주해야 한다. 이해영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마른 사람이 알코올에 더 취약하므로 저체중인 고혈압 환자는 남성 하루 2~3잔, 여성 1~2잔인 음주 기준보다 절반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가정혈압 측정법
[가정혈압 측정법] (대한고혈압학회)

1. 바른 자세로 측정하기

-등을 기대지 않을 때: 5~10㎜Hg 높게 측정

-다리를 꼬아 앉을 때: 2~8㎜Hg 높게 측정

-커프와 심장의 높이가 다를 때: 10~40㎜Hg 높게 측정

2. 아침, 저녁 2회씩 측정하기

-아침: 기상 후 1시간 이내/소변본 후/아침 식사 전/약물 복용 전

-저녁: 소변본 후 /잠자리 들기 전

3.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장소에서 혈압측정 준비하기

-장소: 안방, 서재 등

-준비물: 팔꿈치 높이의 테이블, 검증된 전자혈압계, 혈압기록수첩

4. 혈압 측정 전에 등을 기대 앉아 5분간 휴식 취하기

-의자에 앉는 경우: 양발이 바닥에 닿는 높이의 등받이 의자에 앉아 팔꿈치 높이의 테이블을 사용한다.

-바닥에 앉는 경우: 벽에 기대어 앉아 팔꿈치 높이의 탁자를 사용한다.

-다리를 꼬지 않은 상태로 앉는다.

5. 소매를 걷고 커프를 올바른 위치에 착용하기

-가급적 맨 팔이나 얇은 옷 위에 커프를 감는 게 좋다.

-커프가 위 팔, 심장과 같은 높이가 되도록 한다.

-커프 속으로 손가락 한두 개가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있는 게 좋다.

-손바닥이 위로 향하고 팔꿈치를 테이블 바닥에 댄 상태에서 팔의 긴장을 풀어준다. 팔을 쿠션에 받치는 것도 방법.

6. 측정이 끝날 때까지 움직임과 말 자제하기

-측정 시 말하면 혈압이 10~15㎜Hg 높게 측정될 수 있다.

고혈압 예방 7가지 생활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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