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2000년대생인 신진서 9단 ‘제4회 바이링배 세계선수권대회’ 4강 진출, 우승 여부 관심 
 올해 연간 12억원 상금 돌파한 박정환 9단, 내년에도 10억원대 수입 올릴 지 주목 
 박영훈 9단, 통산 10번째 1,000승 돌파 초읽기…현재 960승458패 기록 중 
 최정 9단, 최단기간 다승 및 연간 누적 상금, 여자랭킹 1위 등 각종 기록 업데이트 
신진서(맨 오른쪽) 9단이 지난해 7월 중국 푸저우에서 열렸던 ‘제4회 백령배 세계바둑오픈대회’ 8강전에서 당이페이 9단을 물리치고 4강에 진출, ‘밀레니엄둥이’(2000년 출생)의 첫 세계대회 우승컵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한국기원 제공

스포츠는 흔히 ‘각본 없는 드라마’로 불린다. 치열한 수 싸움에 더해,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보는 이들에겐 감동을 선사한다. 스포츠로 자리잡은 바둑 또한 예외는 아니다. 빠른 두뇌 회전을 바탕으로 한 반상(盤上) 위의 맞대결에도 짜여진 시나리오는 없다. 냉정한 승부의 결과는 기록으로 말해준다. 올해 달성 가능한 국내 바둑계의 의미 있는 기록들을 미리 점쳐봤다.

가장 눈 여겨볼 선수는 역시 신진서(19) 9단이다. 국내 바둑계 차세대 권력으로 낙점된 신진서 9단은 새해 벽두부터 ‘제4회 바이링(百靈)배 세계선수권대회’(우승상금 약 1억7,000만원)에 출전, 타이틀 사냥에 나선다. 신진서 9단은 13일 중국 구쯔하오(20) 9단과 바이링배 4강전을 앞두고 있다. 만약 신진서 9단이 이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세계 바둑계의 첫 ‘밀레니엄둥이’(2000년 출생) 세계선수권 우승자로 남게 된다. 10대 프로바둑 기사의 세계대회 우승 기록은 2016년에 열렸던 ‘제2회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대회’(우승상금 약 3억2,000만원) 당시 중국 커제 9단이 18세 5개월 만에 세워진 이후 멈춘 상태다. 신진서 9단은 지난해 11월 박정환(26) 9단의 60개월 연속 국내 랭킹 1위 기록을 저지한 바 있다. 현재까지 통산 339승1무131패를 기록 중인 신진서 9단은 또 올해 500 대국 돌파도 무난할 전망이다. 신진서 9단은 지난해 82승25패(승률 76.64%)로, 다승상 및 승률상, 연승상(16승)까지 쓸어 담았다.

박정환 9단이 지난해 3월 일본 도쿄 일본기원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 2018'에서 우승한 직후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박정환 9단의 2년 연속 상금 10억원 시대 진입 여부도 관심사다. 박정환 9단은 지난해 12억85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는 전년(6억7,000만원)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종전 박정환 9단의 연간 최다 상금 기록은 2013년에 가져갔던 8억2,800만원이었다. 지금까지 연간 누적 상금 부문에서 2년 연속 10억원을 넘어섰던 기사는 없다. 다만 이창호 9단(44)이 2001년 10억1,000만원의 누적 상금을 획득하면서 첫 1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어 이세돌(36) 9단이 2014년 14억1,000만원의 연간 수입을 올린 바 있다. 일단 박정환 9단의 올해 조짐은 나쁘지 않다. 박정환 9단은 내년 6월 우리나라의 박영훈(34) 9단과 ‘제12회 춘란(春蘭)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우승상금 약 1억7,000만원) 결승에 안착해 있다. 5년(2014년1월~2018년10월) 가까이 국내 랭킹 1위 자리를 고수했던 박정환 9단은 또 올해 통산 800승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2006년5월 입단, 현재까지 752승261패를 기록 중인 박정환 9단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연내 800승 달성 가능성은 높다.

박영훈(맨 오른쪽) 9단이 지난해 12월 중국 저장성에서 열렸던 ‘제12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4강전에서 중국의 당이페이 9단과 대국을 벌이고 있다. 박영훈 9단은 이 대국을 승리하면서 춘란배 결승행 티켓도 거머쥐었다. 한국기원 제공

박정환 9단과 올해 춘란배 타이틀을 놓고 격돌할 박영훈 9단의 대기록 또한 가시권에 들어간 상태다. 1999년12월 입단한 박영훈 9단은 현재 통산 960승458패를 기록 중이다. 통산 1,000승에 40승이 모자란다. 지난해 44승19승을 올렸던 점을 고려하면 박영훈 9단의 올해 통산 1,000승 달성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재까지 국내 바둑계에서 통산 1,000승을 돌파한 기사로는 조훈현(66) 9단, 이창호 9단, 서봉수(66) 9단, 이세돌 9단, 유창혁(53) 9단, 최철한(34) 9단, 서능욱(61) 9단, 목진석(39) 9단, 조한승(37) 9단 등을 포함해 9명이다. 만약 올해 40승 이상을 거둔다면 박영훈 9단은 국내 바둑계에선 10번째로 1,000승 돌파한 선수 명단에 올라간다.

최정(왼쪽에서 두 번째) 9단이 지난해 11월 열렸던 ‘제9회 궁륭산병성배 세계여자바둑대회’에서 우승한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이 밖에 여자 프로바둑계에선 ‘기록 제조기’인 최정(23) 9단의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국내 여자프로바둑계 역사는 모조리 새롭게 쓰고 있어서다. 최정 9단의 통산 전적은 411승200패. 이는 입단(2010년5월17일) 이후 3,049일만에 거둔 전적이다. 국내 여자바둑계의 최단기간 최다승은 중국 루이나이웨이 9단이 국내에서 한국기원 소속으로 활동했던 1999년4월13일~2012년12월16일(4,997일) 당시 작성했던 432승252패로 남아 있다. 최전성기에 들어선 최정 9단의 행보를 고려하면 루이나이웨이 9단의 기록 경신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최정 9단은 지난해 3억5,400만원(2018 프로기사 상금랭킹 4위)의 수입을 올리면서 여자 프로바둑 기사로는 처음으로 연간 누적 상금 ‘3억원’ 시대를 알렸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남·녀 프로바둑 순위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인 29위까지 치고 올라온 최정 9단은 57개월 연속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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