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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중 1명이라도 반대하면 영상 안 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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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중 1명이라도 반대하면 영상 안 올려요”

입력
2019.01.08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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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채널 ‘꼬마TV’로 1600만 뷰 찍은 박경현 교사 

박경현 인천 송천초등학교 교사가 지난달 19일 인천 남동구 학교 교실에서 영상제작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소개하는 영상을 찍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박경현 인천 송천초등학교 교사가 지난달 19일 인천 남동구 학교 교실에서 영상제작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소개하는 영상을 찍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초등학생들이 스마트폰으로 유튜브(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영상을 많이 보는데, 게임방송이나 자극적인 영상, 거짓 정보 등 어린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콘텐츠가 대부분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콘텐츠가 부족한 게 아닌가 싶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영상을 만들어 올리다 보니 조회 수가 1,600만 뷰를 넘었습니다.”

박경현(39) 인천 송천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만든 단편영화 등을 올리는 유튜브 채널 ‘꼬마 TV’는 7일 오전 11시 현재 구독자 수가 3만9,892명, 영상 누적 조회수가 1,645만772회에 이른다. 2013년 인천시 초등학교 영상제에서 대상을 받은 단편영화 ‘딱지왕’은 일본 애니메이션 ‘딱지왕 김태풍’과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소개한 딱지치기 인기에 힘입어 누적 조회수가 820만 뷰를 넘었다. 작년 인천 어린이 촬영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액체 괴물의 요정’도 134만명이 봤다.

박 교사는 4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단순하게 영화를 좋아해 2007년부터 당시 담임을 맡았던 반 학생들과 단편영화를 제작했고 201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어 학생들과 영화를 찍었다”라며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린 것은 2013년부터인데, 영화부터 뮤직비디오, 학교 홍보나 고민 상담소 형식의 영상 등 47개를 업로드했다”고 말했다.

박경현 인천 송천초등학교 교사가 만든 유튜브 채널 ‘꼬마TV’. 인터넷 캡처
박경현 인천 송천초등학교 교사가 만든 유튜브 채널 ‘꼬마TV’. 인터넷 캡처

학생들은 영상 기획과 연기, 촬영, 녹음, 편집을 박 교사는 기획과 촬영, 편집을 돕거나 전담하는 방식으로 영상을 만들고 있다. 실제 대다수 영상에는 어른은 1명도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상은 자체 시사회를 거쳐 출연한 모든 학생들로부터 ‘동의’를 받은 뒤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출연자 중에 1명이라도 반대하면 공개하지 않는데, 그렇게 ‘사장’된 영상만 10편 가까이 된다.

그는 “영상을 만들어도 봐줄 사람이 없으면 학생들이 허무해하고 흥미를 잃을 수 있어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고 이후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공개했다”라며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좋은 반응을 보였고 학생들은 특히 ‘연기를 잘한다’ ‘예쁘다’ 등 댓글이 달리면 기뻐했다”고 말했다.

박 교사와 학생들이 만든 영상 가운데 일부는 수업 자료나 토론 주제로 쓰이기도 한다. 인천시교육청이 꼬마TV와 함께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힌 이유다.

그는 “영상을 함께 만들면서 학생들 성격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문제아로 취급 받던 학생이 다른 학생들과도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볼 때 보람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 중에 학생들과 함께 영상을 제작하거나 이 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꽤 있지만 보는 사람이 없어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앞으로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를 5만명, 10만명까지 늘려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만든 영상을 소개하고 누구나 이를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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