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살해한 중국 소년, 14세 안돼 처벌 못하자 네티즌 분노

웨이보 캡처

중국에서 13세 소년이 부모를 둔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만 14세가 되지 않아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네티즌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엄격하게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비난에 나섰다.

4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후난성의 헝난(衡南)현 경찰은 지난 2일 윈난성 다리(大理)시에서 부모 살해 용의자인 뤄모(13)군을 붙잡았다. 뤄군은 지난달 31일 헝난현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중국 매체에 “뤄군이 평소 인터넷을 좋아했다”며 “사건 직전에 뤄군의 아버지가 PC방으로 뤄군을 잡으러 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경찰은 가정불화로 보고 사건을 조사 중이다.

중국 매체들은 뤄군이 범행 사실을 시인했지만 곧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뤄군은 아직 만 13세이기 때문이다. 중국 형법 제17조에 따르면 만 16세가 넘어야 형사 책임을 지도록 되어있다. 다만 만 14세 이상 16세 미만인 경우에는 고의 살인, 고의 상해 등 강력 범죄를 저질렀을 때만 형사책임을 묻는다.

중국 네티즌들이 단 댓글. 중국 인터넷 사이트 캡처

지난달 2일에도 12세 소년이 중국 후난성 위안장(沅江)시에서 자신을 훈육했다며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비슷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형사처벌 대상 연령을 낮추자고 항의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형사처벌 연령을 낮춘다고 해서 미성년자 범죄율이 줄 것이라는 객관적인 자료나 연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펑신린 중국형법연구소 부국장은 “간단히 연령을 낮추는 것으로는 청소년 범죄를 억제할 수 없다”며 “정부, 학교 등의 도움을 받아 다각적으로 접근해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