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재건축단지 분양이 지난해보다 3배가량 늘고 이 가운데 1만 가구 이상은 일반분양으로 신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의 노른자위인 강남 지역에 집중 공급되는 터라 최근 위축된 부동산 시장이 반등의 계기를 맞을지 주목된다.
3일 부동산인포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재건축단지 분양 예정 물량은 총 3만107가구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전체의 3분의 1 수준인 1만2,313가구다. 지난해 재건축단지 일반분양 물량(4,129가구)의 3배에 가깝다.
분양 물량 대부분은 강남4구에 집중돼 있다. 오는 9월 강동구 둔촌주공단지 재건축단지에선 현대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의 공동 시공으로 1만2,032가구(일반분양 5,056가구)가 공급된다. 10월엔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가 재개발된 ‘디에치자이 아이파크(현대건설ㆍHDC현대산업개발 시공)’ 6,642가구(일반분양 1,216가구)가 분양된다. GS건설은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를 헐고 1,446가구(167가구)를 짓는 ‘서초그랑자이’를 6월경 분양하며, 현대건설은 방배동 방배5주택재건축구역에서 3,080가구(1,686가구)를 11월 분양한다. 삼성물산은 12월 신반포3차 아파트를 헐고 2,971가구(346가구) 규모의 ‘래미안’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지난해 안전진단 강화, 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 정책에 눌려 주춤했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공급이 새해 활발해질 조짐을 보이면서 서울 부동산시장에 미칠 여파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9ㆍ13대책 이후 냉각기를 맞은 시장이 온기를 되찾을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권 분양 물량은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라)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고 정부에서 예의주시하는 곳이라 자금조달 계획을 잘 세우고 청약해야 실제 입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주현 건국대 교수는 “건설사들이 계획한 대로 재건축단지 분양이 이뤄질지는 두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만 해도 건설사들이 당초 발표한 재건축 분양 예정 물량은 7,086가구였지만 실제로는 40% 수준인 4,219가구만 분양됐다. 조 교수는 “정책 규제로 시장 자체가 거래 절벽에 침체 국면을 맞은 터라 주변 매매가격보다 적당히 싸지 않으면 분양 시장도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 부동산시장 전문가도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와 강남구 대치 쌍용2차아파트도 최근 시공사 선정을 미루거나 이미 체결된 계약을 다시 고려하는 등 전반적으로 재건축 시장의 활기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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