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경 장벽 설치 = 국가안보’ 프레임
민주당 장벽 설치 배제한 예산안 표결 강행
백악관 “가망 없는 일” 셧다운 장기화 예고
낸시 펠로시(앞줄 왼쪽)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2일 백악관에서 열린 셧다운 긴급 회동을 마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워싱턴DC=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의회 지도부가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를 해결하고자 2일(현지시간) 머리를 맞댔지만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빈 손으로 헤어졌다. 백악관은 4일 추가 회담을 제안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회동에도 셧다운 사태를 종식할 만한 어떠한 진전도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양측 공히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셧다운 사태는 무기한으로 연장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측은 한치의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렸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장벽 설치가 국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라며 물러설 뜻이 없다고 못 박았다. 이번 회동은 주로 민감한 국가안보와 국방문제를 다루는 백악관 상황실에서 진행됐는데, 뉴욕타임스는 국경 장벽 설치가 중대한 국가 안보 사안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의 협상을 위해 비용을 대폭 축소한 타협안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그는 “누군가가 25억 달러를 말했다는데 아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은 국가안보”라고 강조하며 기존 50억 달러 편성 주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국경장벽이 국가 안보에 주는 혜택에 비하면 자신이 요구한 건설 예산은 적은 돈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국경장벽 예산을 제외한 나머지 부처 예산을 통과시키는 법안 표결을 3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백악관은 애당초 성공할 가능성 없는 일(non-starter)이란 입장이다.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 없이는 공화당이 우위인 상원 문턱을 넘어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케빈 메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마치고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표 예산안에 대해 서명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셧다운 사태가) 오래 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셧다운이 장기화 하면서 워싱턴DC 관광명소인 19개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이 이날부터 폐쇄에 들어가는 등 피해도 가시화하고 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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