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作心三日). 한번 먹은 마음이 사흘밖에 가지 않는 의지 박약을 비난할 때 쓰이는 말이다. 새해를 맞아 많은 이들이 신년 계획을 세우리라. 하지만 마음 한 구속에는 ‘이 계획은 또 며칠이나 갈까’하는 불안함이 감돈다.

계획은 왜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까. 심리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미래를 현재보다는 낙관적으로 예측하는 경향이 있단다. 그래서 계획은 항상 실제 자신의 역량보다 과도하게 세우고 나중에 실패를 맛보게 된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낙관으로 인해 실천이 계획을 따라가지 못할 때는 어느 시점에 이를 교정하는 작업, 피드백이 필요하다. 이런 피드백을 주지 않으면 계획은 산으로 가고 만다.

피드백은 ‘관찰’하는 일이다. 양자역학에는 ‘관찰자 효과(observer effect)’라는 요상한 개념이 있다. 미립자, 소립자, 에너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물결로 우주 공간에 존재하다가 내가 어떤 의도를 품고 바라보는 바로 그 순간, 돌연 눈에 보이는 현실로 모습을 드러낸다는 의미로, 관찰자의 의도가 상대를 변화시킨다는 효과다. 물론 나 역시 이 개념을 정확히 이해한 것은 아니나 관찰에 의해 상대가 변화한다는 비유(metaphor) 자체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우리가 우리 몸을, 또는 우리가 하는 사업을 매일 예민하게 관찰하고 점검한다면 허투루 엉뚱한 방향으로 나빠지는 것을 막아낼 수 있으며, 우리 몸도 우리 사업도 좀 더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경상도에 삼년고개가 있었는데, 예로부터 이곳에서 넘어지면 삼년 내에 죽는다는 말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 고개를 넘을 때면 절대 넘어지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어느 날 똘이 할아버지가 그 고개에서 실수로 넘어졌다. 할아버지는 이제 3년밖에 살지 못한다며 크게 낙담을 했다. 똘이는 할아버지를 이끌고 그 3년 고개로 갔다. ‘할아버지. 한번 넘어지면 3년 사는 거라니 열 번만 넘어지세요. 30년은 더 사셔야죠.“ 할아버지는 옳거니 하며 그렇게 했고, 똘이와 할아버지는 오래 행복하게 같이 살았다. ‘3년 고개’라는 전래 동화의 줄거리다.

우리는 똘이의 역발상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작심삼일이 아니라 삼일작심(三日作心), 더 정확히는 매삼일작심(每三日作心)을 해보는 거다.

원래 작심(作心)은 ‘어떤 마음을 먹는 일’이다. 그런데 여기서의 작심은 ‘지난 3일간을 돌아보고 다음 3일의 일을 계획하는 일’이다.

예전에 마라톤에 빠졌을 때가 있는데, 그때도 42.195km를 어떻게 달릴지 고민하기보다 눈앞의 500m, 1km를 어떻게 달릴지에 집중하니 생각이 단순해져 실행하기가 더 편했다.

마찬가지다. 1년 전체를 생각하는 큰 계획은 세워야겠지만, 3일 단위의 짧은 계획도 중요하다. 점검을 함께 하면서 말이다.

3일마다 작심한다면 1주일에 두 번이니 일요일 저녁과 수요일 저녁이 좋겠다. 일요일 저녁에는 다음 주 월, 화, 수에 할 일을 정리해 본다. 수요일 저녁에는 지난 월, 화, 수를 돌아보고 다음 목, 금, 토를 계획한다. 작심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분이면 족할 듯.

요즘 유행하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 컨셉에 맞춰, 자신의 워크(일, 직업) 부분과 라이프(개인의 발전, 건강, 가족, 관계) 부분으로 구분해서 세부적인 숙제를 적어본다. 너무 거창할 필요도 없다. 일단 눈앞의 3일 동안 어떤 일을 할지를 정리해 보면 족하다.

1년은 52주이므로, 삼일작심을 생활화한다면 1년에 104번의 작심(계획)을 할 수 있다. 성공적인 3일도 있겠지만 실패한 3일도 있으리라. 하지만 실패해봐야 3일이다. 일요일 저녁과 수요일 저녁은 실패한 상황을 다시 원상회복(Reset)시키는 소중한 시간이다. 2019년에는 3일에 한 번씩 긍정적 의미의 작심을 해보겠다고 새해 벽두에 작심해본다.

조우성 변호사ㆍ기업분쟁연구소 소장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