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마다 해고 반복되자 노조 가입… 내년 1~4월 남양주 보육교사 휴가 못 쓰나 

지난 26일 남양주 시청 앞에서 해고 위기의 보육 대체교사들이 남양주시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남양주시 소재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휴가를 신청하거나 법정 교육을 받을 때 대신 파견되는 ‘대체교사’ 3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이들이 올해 7월 노동조합에 가입한 것이 원인이라며 ‘노조 탄압’이라 주장하고 있다. 교사들이 조광한 남양주 시장과 면담을 하려 했으나, 조 시장은 “시위하는 사람들과는 면담 안 한다”며 외면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28일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지난달 30일 관내 660여개 어린이집에 내년 1~4월까지는 대체교사 지원사업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 기간 동안 교사의 휴가나 교육 참가 등으로 대체교사가 필요할 경우, 센터에 신청하지 말고 자체적으로 일용직 대체교사를 고용한 뒤 인건비를 청구하라는 내용이다. 어린이집은 대체교사가 필요할 때 영유아보육법 상 지자체가 설치한 육아종합지원센터에 요청하는데, 1~4월 동안 이 업무를 사실상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대체교사들은 오는 31일 동시에 일자리를 잃게 됐고, 남양주시 어린이집의 보육교사들은 이 기간 사실상 휴가를 신청하기 어렵게 됐다.

남양주시는 공문에서 이 같은 정책 전환의 이유로 1~4월이 어린이집의 대체교사 신청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수기라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대체교사들은 노동조합을 탄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보통 대체교사의 근로계약기간은 길어야 2년 미만, 보통은 수개월 단위의 단기 근로계약을 반복한다. 이 때문에 대체교사들은 지난 7월 노조를 결성하고, 고용 및 예산에 관한 조건의 변동이 없을 경우에 한해 무기계약직으로 고용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노조는 “육아종합지원센터장이 이달 21일 시의원과의 대화 중 ‘노조 만들어서 교섭을 요구하는데 어떻게 계속 고용하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면서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로 현행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공인노무사인 권남표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은 “남양주를 제외하면 전국 지자체 어디도 보육교사 사업을 일용직으로 전환한 사례가 없다”며 “오히려 일부 지자체는 대체교사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내세우고 있는데 남양주시는 오히려 ‘계약직의 일용직화’로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조광한 남양주 시장과의 면담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노조는 “지난 26일 대체교사들이 면담을 요청하며 시장실 앞 복도 바닥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으나, 조 시장은 ‘시위하는 사람들과는 면담하지 않겠다’는 말 한 마디만 남기고 자리를 떠나버렸다”고 전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대체교사 지원 사업 예산은 올해 8억8,000만원에서 내년 13억5,000만원으로 오히려 증액됐다”며 “남양주시 보육교사들의 ‘쉴 권리’를 위해서도 남양주시가 정상적인 대체교사 지원사업을 운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지난 26일 해고 위기의 대체교사들이 조광한 남양주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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