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회 한국출판문화상 교양 부문 심사평]

올해 교양(저술) 부문 본심에 오른 책들은 모든 심사위원들을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할 만큼 다양하고 충실했다. 분야도 다양하고 내용도 견실했다. 전체적으로 교양 부문 후보작들이 예년에 비해 수준이 높아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진입 독자보다 충성 독자에 우선하게 되는 출판현실이 빚어낸 수준 향상일 수 있다는 점도 있을 것이라는 행복한 우려도 있었다.

체험을 근거로 한 교양서가 많아진 것도 올해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감옥의 몽상’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유라시아 견문1ㆍ2’ 등을 그런 범주에 묶을 수 있다. 그 가운데 압권이 ‘고기로 태어나서’였다. 체험과 현실적 지식을 위해 일부러 현장에 뛰어든 리포터로서의 작가의식이 돋보였다. 식용 고기 산업 생태에 대한 보고를 넘어 자본주의 체제의 현실에 대한 반성적 성찰까지 끌어내는 힘을 지녔다. 이 책을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데에 모든 심사위원들이 동의할 만큼 매력적인 책이다. 저자의 다음 작품들에 대한 기대를 가져도 좋을 것이라는 점 또한 선정의 한 가지 이유였다.

이국종 교수의 ‘골든아워 1ㆍ2’는 끝까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모든 심사위원이 추천했을 만큼 주제의식과 ‘문학적 흡인력’까지 뛰어났다. 여러 곳에서 ‘올해의 책’에 선정되기에 충분한 콘텐츠였고 빼어난 전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길고 끈질긴 토론 끝에 공동수상까지 고민했으나 오히려 공동수상이 어색할 정도라는 평가를 획득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모두가 아쉬워했다.

과학 분야에서도 ‘송기원의 포스트 게놈 시대’와 ‘세상을 만드는 글자, 코딩’처럼, 최첨단이면서도 핫이슈인 문제를 대중이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핵심을 꿰뚫는 설득력을 지닌 교양서로 얻은 것도 큰 수확이었다. 또한 갈수록 언어의 본질에 대한 시대적 성찰의 필요성이 점증한다는 현실에서 ‘말이 칼이 될 때’는 시의성과 더불어 그 내용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번역전쟁’ 또한 번역가로서 주제어들의 문제를 심도 깊게 다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좋은 책들이 보다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양분을 전달하는 일이 시대의 몫일 것이다.

김경집 인문학자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