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예정보다 두 달 이른 퇴임
엔지니어 출신 前 보잉 부사장
패트릭 섀너핸 장관 대행에 지명
비용 절감^효율화에 초점 맞출 듯

국방장관 대행에 지명된 섀너핸 국방부 부장관.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당초 예정보다 두달 앞당겨 퇴임시키면서 후임으로 패트릭 섀너핸(56) 국방부 부장관을 장관 대행으로 지명했다. 해병대 4성 장군 출신 국방 장관 빈 자리에 외교 안보 정책 경험이 일천한 방산업체 경영자 출신을 임시로 앉힌 것 자체가 향후 트럼프식 안보 마이웨이를 예고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인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 "매우 재능 있는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부장관이 내년 1월 1일부터 국방장관 대행을 맡는다는 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그는 훌륭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의 공백을 메울 섀너핸 부장관은 30년간 방위산업체인 보잉에서 근무한 뒤 지난해 국방부 부장관으로 발탁됐다. 시애틀 워싱턴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대학원을 나온 기계 엔지니어로서 보잉의 제조 공정과 공급망을 담당하는 수석 부사장까지 올랐다. 방위 산업 경영이나 기술 분야의 전문가지만 지난해까지 안보 정책이나 입법 경험은 전혀 없었다는 얘기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 때 국방부 장관을 맡았던 도널드 럼스펠드 장관 등이 방산업체 경영자 출신이긴 하지만 안보 정책 경험이 없는 인사가 국방부 최고위직을 맡는 것은 근래 처음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국방부 재직 시에도 매티스 장관이 군사작전 및 지정학에 초점을 맞췄다면 섀너핸 부장관은 국방부 내 일일 업무를 처리하고 국방예산 집행 및 조직 개혁을 주로 다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쏟았던 우주군 창설 업무가 그의 주요 역할이었으며 이 일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자주 만나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섀너핸 장관 대행 업무의 방향도 미국의 전통적인 안보 전략을 고수하기 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안보 노선을 뒷받침하면서 방위비용 절약과 효율화에 초점을 맞출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미국의 복잡다단한 안보 현실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국방부를 통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부장관 임명 청문회 당시에도 고(故) 존 매케인 상원 의원은 국방 이슈에 대한 인식 부족을 지적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동맹 관계를 중시해온 매티스 장관 사임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전 세계의 미국 동맹국들의 우려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번 인선을 통해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과 무기 구입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섀너핸 부장관이 장관 대행을 얼마나 오래 수행할지는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이날 인선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장관의 사임 서한에 격분해 후임 국방장관을 물색할 새도 없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측면이 짙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매티스 장관의 퇴임을 알리면서 시기를 2월 말로 밝힌 바 있고, 매티스 장관도 사임 서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의 등을 고려해 2월 28일까지 일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매티스 장관의 사임 서한이 여론의 주목을 받으며 부정적 뉴스가 쏟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화를 내 조기 교체에 나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장관에게 조기 교체를 직접 통보하지 않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 전달했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국방부 장관은 통상 후임 장관이 확정될 때까지 업무를 보는 게 관례로서 국방 장관에 ‘대행’이 지명된 것도 이례적이다. 섀너핸 부장관이 임시로 국방부 수장을 맡게 됐지만 후임자가 마땅치 않으면 정식 장관으로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고 디펜스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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