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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리더십 1년, 길 잃은 한국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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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리더십 1년, 길 잃은 한국야구

입력
2018.12.25 07: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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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KBO 총재. 연합뉴스
정운찬 KBO 총재. 연합뉴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선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12년 만에 부활한다. 왕좌를 노리는 야구 강국들은 앞다퉈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은 지난 20일 도쿄올림픽 티켓이 걸린 2019년 프리미어 12 참가국과 일정을 발표했다. 한국, 미국, 일본, 대만을 비롯한 12개국이 참가해 11월 2일부터 17일까지 치러진다. 한국은 2015년 프리미어 12 초대 대회 우승팀이다.

야구가 국기와 다름없는 일본은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이 굳건히 지휘봉을 잡고 있는 가운데 도쿄올림픽 기간 리그 중단을 벌써 발표하는 등 안방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그러나 2008 베이징올림픽 ‘디펜딩 챔피언’으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의 준비 상황은 어수선하다.

지난 11월 14일 선동열(55) 대표팀 감독이 자진 사퇴하면서 아직까지 감독 자리가 공석이다. 일부 선수들의 병역 혜택으로 불거진 성난 여론이 일었지만 정치권의 공격에도 꿋꿋이 버티던 선 전 감독은 정작 ‘아군’의 카운터펀치에 옷을 벗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수장인 정운찬(71) 총재는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가대표) 전임 감독에 대해 개인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 "야구장에 안 가고 방송 중계로 지도하려는 것은 선동열 감독의 불찰"이라는 등 실언을 쏟아내며 선 감독의 결단을 불러왔다.

최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함께 한국야구미래협의회를 구성한 KBO는 기술위원회도 부활해 전임 감독을 다시 임명하겠다고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선수 선발 관여 부분에 대해서 두 단체의 역할에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혼란만 더 가중시키고 있다. 차기 감독 역시 몇몇 재야의 야구인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전임 감독은 반대한다’고 이미 패를 꺼낸 정 총재 체제에서 누군가 ‘독이 든 성배’를 든다 해도 권위를 얻기 어렵게 됐다.

대표팀 감독 문제는 정 총재 부임 이후 KBO 난맥상의 일부에 불과하다. 넥센발 현금 트레이드 파문이 터졌을 때 KBO는 솜방망이 처벌로 사건을 무마하기에 급급했고, 최근엔 KBO 내 성추행 사건까지 밝혀지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올 시즌 총 관중도 807만3,747명(경기당 평균 1만1,214명)으로 3년 연속 800만 관중은 이어갔지만 5년 만의 감소세로 돌아서 위기감을 체감했다. 시즌 초반 미세먼지와 국민적 관심이 몰렸던 러시아 월드컵 등 악조건 속에서도 선전했지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간에 18일(8월 17일∼9월 3일) 동안 리그를 중단한 데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병역 특혜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팬들의 발길이 점점 뜸해졌다. 그런데도 정 총재는 “2014년에도 (관중이) 많이 줄었다”고 분위기 파악 못하는 합리화 발언으로 야구팬들의 화를 키웠다.

지난 1월 정 총재가 KBO의 새 수장으로 발표됐을 때 야구인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정권의 실세나 유력 정치인의 낙하산 인사로 야구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총재 자리에 그래도 널리 알려진 야구광이자 서울대 총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정 총재가 온다고 해 그의 리더십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정 총재가 취임 일성으로 밝힌 '클린 베이스볼'과 '프로야구의 산업화'는 별다른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되레 건건이 발목을 잡는 언행에 한국 야구만 갈 길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취임 당시 “일한 만큼 연봉을 받고 싶다”고 당당히 말했던 정 총재는 과연 올해 연봉을 얼마나 받아갈지 야구인들이 지켜보고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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