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봉현 IBK연구소 부소장, 금융연구원 세미나 발표
“스마트폰 쇼핑 늘었지만 모바일 금융 인프라 부족”
북한에서 휴대폰 사용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북한의 모바일 금융 도입을 위해 남북이 협력해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통합망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조봉현 IBK 북한경제연구소 부연구소장은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대북제재 완화 이후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한 금융의 역할’ 세미나에서 “북한 경제개발을 위해서는 금융의 역할이 필수“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부연구소장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600만명에 이른다.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휴대전화 가입률이 50∼70%도 웃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쇼핑도 활발해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13년 자체 생산을 통해 스마트폰에 해당하는 ‘지능형 손전화기’를 내놨고, 최근 통신대금을 충전해 인트라넷 쇼핑몰인 ‘옥류’나 ‘만물상’에서 물건을 사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북한에서 본격적으로 모바일 금융을 도입할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통상 북한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려면 월 850∼2,550원의 기본요금을 내야 하고 추가사용 대금은 직접 통신국이나 지정소를 방문해 결제해야 한다. 문제는 이 거리가 20∼30㎞에 이른다는 점이다.
조 부연구소장은 “주민들의 불편 최소화가 시급한 과제”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해결을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모바일 금융 도입을 위한 4단계 추진 방향도 제시했다. 우선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거점으로 요금을 납부하도록 하는 거점형 통신요금 입금이다. 이를 위해서는 ATM 2만대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후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한 뒤 통신요금을 송금하도록 하고,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방식이 정착되면 궁극적으로 모바일 종합금융도 가능해진다.
남북협력 차원에서는 정보통신과 금융 분야의 교류를 확대하는 한편 북한 맞춤형 모델을 공동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 부연구소장은 강조했다. 그는 “개성공단 등에 ‘모바일 금융 센터(가칭)’를 구축하는 등 북한 상황에 맞는 모바일 금융모델을 공동 개발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한반도 금융ㆍ통신망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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