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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핫&쿨] 대통령과 싸우다 쫓겨난 스리랑카 총리, 법원ㆍ의회 등에 업고 두 달 만에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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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핫&쿨] 대통령과 싸우다 쫓겨난 스리랑카 총리, 법원ㆍ의회 등에 업고 두 달 만에 복귀

입력
2018.12.17 17:05
수정
2018.12.17 18:3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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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 두 달 만에 복귀한 위크레마싱헤 스리랑카 총리. 콜롬보=AFP 연합뉴스
해임 두 달 만에 복귀한 위크레마싱헤 스리랑카 총리. 콜롬보=AFP 연합뉴스

대통령과 권력다툼을 벌이다가 쫓겨난 총리가 사법부와 의회 도움으로 복귀하는 일이 ‘실론 티’로 유명한 서남아시아 섬나라 스리랑카에서 벌어졌다.

17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과 국정 전반에서 갈등을 벌이다가 지난 10월 해임된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가 16일부로 공식 복귀했다. 대통령에 의해 새 총리로 지명됐던 마힌다 라자팍사 전 총리도 순순히 물러나면서 전대미문의 ‘1국 2총리’ 혼란 정국도 마무리됐다.

총리와 대통령의 갈등은 두 달 전 국무회의에서 터져 나왔다. 위크레마싱헤 총리가 ‘인도에 항구 터미널을 임대하겠다’는 방안에 반대하자, 이에 분노한 시리세나 대통령이 즉각 해임 결정을 내렸다. 총리는 “2015년 개헌으로 대통령의 총리 해임권이 사라졌다”고 불복했지만, 대통령은 이를 무시하고 대선 당시 라이벌이자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스리랑카 독재 정치를 이끈 전 대통령 라자팍사를 새 총리로 임명했다.

하지만 쫓겨난 총리에게는 의회와 사법부라는 원군이 있었다. 총리 축출에 반대하는 의회를 상대로 시리세나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내년 1월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위협했지만, 그에 앞서 대법원이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대통령 결정을 무력화시켰다.

의회도 두 차례나 라자팍사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위크레마싱헤의 총리직 복귀와 신임을 묻는 안건도 과반이 넘는 117명(재적 225명)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시리세나 대통령이 이끄는 스리랑카 자유당(SLFP)과 라자팍사가 창당한 스리랑카 인민전선(SLPP) 소속 의원들은 거부했지만, 총리를 지지하는 다수당 통합국민당(UNP) 기세를 막을 수 없었다. 사태가 기울자, 위크레마싱헤 총리 재취임식 전날 라자팍사 총리는 자택에서 사직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위크레마싱헤의 재취임으로 혼란은 사라졌지만, 대통령과 총리 갈등 구조가 연장되면서 스리랑카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나라 수도 콜롬보의 싱크탱크인 대안적정책센터 바바니 폰세카 수석연구원은 “지난 50일 동안 대통령과 그 주변세력이 헌법을 훼손할 수 있는 가능성이 드러난 만큼 현재로서는 안정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정국 혼란 상황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기한 내 처리되지 못해 다음달 만기 도래하는 10억달러 외채를 상환 일정이 확정되지 못할 경우 기술적으로 국가부도 사태를 맞는 상황도 우려되고 있다.

인현우기자 이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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