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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증원 규모는? 석패율제 도입? 선거제 이젠 디테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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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증원 규모는? 석패율제 도입? 선거제 이젠 디테일 전쟁

입력
2018.12.16 18:41
수정
2018.12.17 00: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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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의원 20% 증원” 양당은 “지역구 의석 줄어들라”

석패율제 도입땐 지역구 낙선 후보도 비례대표 구제 가능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제도개혁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제도개혁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거제도개혁과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거제도개혁과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제 개혁에 합의한 여야 5당이 ‘디테일 전쟁’에 돌입했다. 비례성ㆍ대표성 확대를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지역구도 완화를 위한 석패율제 적용 검토 등 큰 틀의 합의를 이루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 의사까지 확인한 만큼 논의를 미룰 이유가 없어졌다. 물론 접점 찾기가 쉽지는 않다. 1월 합의 처리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의원 정수 확대, 지역구ㆍ비례대표 비율조정, 지역구 의원 선출방식 등 각론에선 여야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린다. 다만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정치적 브랜드를 선점하기 위한 여야의 보이지 않는 경쟁도 치열해 앞으로의 전망이 부정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가장 큰 과제는 의원 정수 확대를 어디까지 하느냐다.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시행을 위해서는 비례대표 의원 정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현행 47석인 비례대표 의석을 최소 100석으로 늘리라는 의견을 오래 전부터 내놓고 있다.

하지만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의원 정수 확대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게 걸림돌이다. 전체 의원 정수를 늘리지 못하면 지역구를 줄여야 하는데 현역 의원이 버티고 있는 지역구 의석은 축소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우리 정치 현실을 감안하면 논의가 제자리 걸음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거대 양당은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으니, 야 3당이 대신 ‘총대를 메라’며 넘기는 분위기다. 꼬마 3당에서 의원 정수 확대 문제를 지속적으로 공론화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실제로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1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회 예산을 20% 삭감하고, 의원 수를 20% 늘리면 국회의원은 특권형에서 봉사형으로 바뀐다”며 의원 정수 확대를 주장했다.

석패율제는 ‘디테일의 묘수’로 꼽힌다.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자를 비례대표 후보로도 출마할 수 있게 해 낙선시 구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은 물론이고 지역구 의석 축소 논의를 가능케 하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각종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거대 양당은 전국 단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다. 반면 권역을 구분해서 적용할 경우 계산서가 달라질 수 있다. 민주당은 영남, 한국당은 호남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희ㆍ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각각 전국을 6개 권역으로 구분하는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석패율제가 지역구 의석 축소 논의를 가능케 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선거제도 개혁 과정에서 지역구가 줄 경우 석패율제로 일정 부분 ‘희생’을 보상해 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특히 득표력이 있는 중진 정치인이나 대중성이 큰 스타 정치인들이 불모지에 출마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줄 수 있어 정당 정치에 활력을 키울 수도 있다.

야 3당도 석패율제는 수용하겠다는 기류다.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강조한 이유는 망국적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라며 “비례대표 의석수가 충분히 확대된다면 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해 독일과 같이 정당이 비례대표 순번을 결정하는 정당명부식으로 할지 아니면 유권자가 투표로 순번을 정하는 개방형으로 할지도 풀기 쉽지 않은 쟁점이다. 또 현행 소선거구제인 지역구 선거구제를 중ㆍ대선거구제로 바꿀지 여부도 난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절충형인 도ㆍ농복합형 선거구제 도입 논의도 없지 않으나 위헌 가능성이 제기돼 선택지에서 멀어지는 분위기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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