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前 특감반 수사관 “禹, 취업청탁 1000만원ㆍ檢수사 무마 1억 받아”
靑 “검찰 조사 후 불입건 사항… 金 前 수사관, 비위 덮으려는 속셈”
노영민 주중대사(왼쪽부터)와 우윤근 주러대사, 조윤제 주미대사가 12월 1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8 재외 공관장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류효진기자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검찰 수사관이“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비위 첩보를 보고했다가 쫓겨났다”고 주장하며 청와대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현재로선 김 수사관의 첩보가 3년 전 검찰서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사안을 아무런 검증 없이 재탕한 것이라는 청와대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하지만 김 수사관이 추가로 여권 인사 비리와민정수석실 직무유기 의혹을 폭로할 가능성은 남아 있어 김 수사관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비위 수사관의 언론 플레이인가

김 수사관은자신의 좌천 이유가 우 대사의 과거 비위 첩보를 보고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청와대도 관련 첩보가 보고된 사실은 인정한다.하지만 첩보 내용이 사실인지에 대해선 주장이 엇갈린다.해당 첩보는 우 대사가 2009년 사업가 장모씨로부터 취업 청탁 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았고, 2011년 김찬경미래저축은행 회장 측으로부터 검찰 수사 무마 대가로 1억여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청와대는 이미 2015년 검찰이 관련 첩보들을 조사했지만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검찰이 조사했던 당시는 박근혜 정부 때였고 우 대사는 야당 의원이었다. 그럼에도 검찰이 불입건한 내용”이라고 했다. 청와대가 관련 첩보를 묵살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청와대는 오히려 김 수사관이 자신의 비위를 무마하고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수사관은 피감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셀프 승진’을 시도하고, 건설업자 최모씨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았으며, 지인이 연루된 공무원 사건의 뇌물 사건의 진척상황을 경찰에 캐물은 혐의로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5일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며 “곧 불순물은 가라앉을 것이고 진실은 명료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2의 박관천 사건으로 비화할까

하지만 야권은 이 사건이 박근혜 정부의 몰락을 예고한 ‘박관천 문건’ 파동과 닮았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에 파견 나온 수사관이 여권 실세를 조사했지만 정권이 묵살했다는 점에서다. 박관천 문건에는 비선실세 정윤회와 이른바 ‘십상시’로 불리는 측근들이 정권을 쥐고 흔든다는 내용이 담겼었다.

또 정치권 일각에서는건설업자 최씨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고등학교 동문이며 조 수석이 최씨의 부탁을 받고 김 수사관을 채용했다는 풍문도 돌고 있다. 김 수사관의 스폰서로 알려진 최씨는현재 뇌물사건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다.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조 수석은 최씨를 전혀 알지 못하며 일체 연락을 한 적이 없다”며 “김 수사관의 채용 과정에도 전혀 관여한 바 없다. 이 같은 소문은 사칭범죄”라고 반박했다. 청와대가 김 수사관의 실명까지 공개할 정도로 강경 대응 기조로 돌아선 것은 내부적으로 조 수석이 전혀 문제될 것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제될 게 전혀 없기 때문에 어떤 폭로를 하던 대응할 수 있다”며 “허위사실을 포함한 명예훼손의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임종석 비서실장 보고 여부는 논란

김 수사관 주장의 대부분은 청와대가 반박했지만,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까지 관련 첩보가 보고됐다는 의혹은 말끔하게 해결되지 않았다.김 수사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 (조국)민정수석에게 보고했고,이후 수석님이 (임종석)비서실장에게 보고했는데,임 실장이 ‘사실로 판단됐으니 대비책을 마련해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임 실장이 여권 인사의 비리를 감쌌다는 요지의 주장을 폈다.이에 대해 임 실장은 15일 기자들을 만나 “관련 내용을 제가 보고 받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하지만 우 대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대사 내정자 시절 임종석 실장이 연락이 와서 관련 의혹을 물어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엇갈린 주장을 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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