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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 목소리에 숨겨왔던 ‘흥’ 제대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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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 목소리에 숨겨왔던 ‘흥’ 제대로 터졌다

입력
2018.12.16 15:22
수정
2018.12.16 18:45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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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 스타 위켄드 첫 내한공연

캐나다 출신 리듬앤블루스(R&B) 가수 위켄드가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연 첫 내한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캐나다 출신 리듬앤블루스(R&B) 가수 위켄드가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연 첫 내한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비욘세와 올 여름 미국 최대 음악 축제인 코첼라 페스티벌의 간판 출연자로 나선 리듬앤블루스(R&B) 스타 위켄드는 마이클 잭슨(1958~2009)과 닮은 목소리로 유명하다. 올해 스물 여덟이 된 사내의 높고 여린 목소리엔 애수가 짙다. 위켄드가 부르면 흥겨운 디스코로 정평이 난 프랑스 전자음악 듀오 다프트 펑크의 곡 ‘스타 보이’에도 쓸쓸함이 깃든다.

하지만 무대에선 딴판이었다.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위켄드는 ‘파티 몬스터’에서 래퍼처럼 손을 흔들며 무대를 누볐고, ‘사이드 워크’에선 로커같이 포효했다. ‘아이 필 잇 커밍’을 부를 땐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기도 했고, 관객에 “같이 춤추자”며 손을 내밀기도 했다. 비단결 같은 목소리에 가려졌던 그의 흥은 무대에서 불꽃놀이처럼 터졌다. 위켄드의 앨범만 들어선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위켄드는 첫 내한 공연의 첫 곡으로 ‘프레이 포 미’를 불렀다. 흑인 영웅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올 초 세계 극장가를 들썩인 할리우드 영화 ‘블랙 팬서’ OST 타이틀곡 중 하나다. 어둠이 짙게 깔린 무대, 사이렌 소리를 뚫고 나와 “아임 올웨이즈 레디 포 어 워 어겐(I’m always ready for a war again)”이라고 노래하는 그의 모습은 전사 같았다. 위켄드는 2년 전 ‘흑인들의 목숨도 중요하다’는 뜻의 ‘블랙 라이브즈 매터(Black Lives Matter)’ 캠페인을 이끈 인권 단체에 25만 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캐나다 출신 리듬앤블루스(R&B) 가수 위켄드가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연 첫 내한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캐나다 출신 리듬앤블루스(R&B) 가수 위켄드가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연 첫 내한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열정적인 무대로 새로움을 보여준 위켄드는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의 달콤한 목소리는 난로에 떨어진 눈처럼 스며들었다. 국내 휴대폰 TV 광고에 삽입돼 친숙한 ‘캔트 필 마이 페이스’를 비롯해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실린 ‘언드 잇’, 신곡 ‘콜 아웃 마이 네임’이 흐를 때면 객석에선 기다렸다는 듯 함성이 터졌다.

위켄드는 85분 동안 25곡을 연달아 불렀다. 그의 첫 내한 공연은 짧지만 빈틈이 없었다. 힙합과 전자음악, 록까지 다양한 장르를 버무려 R&B에 새 물결을 낸 주인공다운 ‘만찬의 무대’였다.

이날 공연엔 2만 4,000여 관객이 모였다. 아이돌그룹 블랙핑크 멤버인 제니와 로제, 가수 딘 등이 위켄드의 무대를 지켜봤다.

서울 공연을 끝낸 위켄드는 18일 일본에서 아시아 순회 공연을 마무리한다. 수줍음이 많아 방송 출연을 삼간다는 위켄드는 지난해 공연 수익 등으로 9,2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경제지 포브스가 꼽은 ‘2017년 세계 최고 소득 유명인 100’ 중 6위였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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