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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태극전사 요람 파주 NFC ‘하이브리드 잔디 사업’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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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태극전사 요람 파주 NFC ‘하이브리드 잔디 사업’ 잡음

입력
2018.12.17 04:4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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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5월 개장 목표 공사 시작했지만 시공업체와 계약서도 없이 진행 

 10월 예정 1차 파종 아직 없었고 잔디 종류도 정해지지 않아 

하이브리드 잔디 설치가 진행중인 경기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 내 백호구장이 15일 차양막에 덮혀 있다.
하이브리드 잔디 설치가 진행중인 경기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 내 백호구장이 15일 차양막에 덮혀 있다.

파주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파주NFC)에 도입 예정인 하이브리드 잔디 공사가 대한축구협회(KFA)와 시공업체간 계약서도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한축구협회가 내년 5월까지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미 해당 구장의 잔디를 걷어내 공사를 준비했지만, 아직 어떤 잔디를 심을지 조차 결정되지 않았고, 1차 파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축구협회는 지난 러시아월드컵 무대를 통해 미래형 잔디로 주목 받은 하이브리드 잔디의 국내 도입이 시급하단 이유로 서둘렀다고 하지만 협회 안팎에선 약 14억원 규모(업체 추산) 사업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계약서도 없이 공사를 서두른 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협회는 지난 10월 초 스페인 하이브리드 잔디 업체 팔라우터프의 국내 판권사 윌링투와 협약아래 파주NFC 백호구장에 하이브리드 잔디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국내 첫 도입되는 팔라우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러시아월드컵 때 주로 사용 된 방식(천연잔디와 인조잔디를 95대5 비율로 섞어 심는 형태)과 달리 특수필터와 인조잔디를 차례로 깐 뒤 그 위에 천연잔디를 파종하는 형태다. 바람이 잘 통하고 배수가 잘돼 관리가 용이한 데다 충격흡수가 뛰어나 선수 부상 위험을 줄여준다는 게 업체 쪽 설명이다. 총 공사비 약 14억원 가운데 윌링투가 90%, 협회가 10%가량의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으며, 그 대가로 윌링투는 ‘KFA 지정 하이브리드 공급업체’라는 명칭 사용권을 얻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1차 파종을 완료한다는 발표와 달리 현재까지 파종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어떤 종류의 잔디를 파종할지조차 정해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협회 내부서조차 ‘성급한 추진 아니냐’는 비판이 흘러나왔다. 청룡구장과 함께 파주NFC 내 최상급 잔디가 설치된 백호구장 잔디를 걷어내고 시행하는 대형 공사인데, 공기(工期) 지연 또는 사업실패에 따른 보상책임도 명문화 하지 않은 채 공사부터 시작했다는 건 상식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윌링투는 날씨가 따뜻해지는 내년 3,4월 백호구장에 파종해 6월이면 하이브리드 잔디구장 개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잔디 설치가 진행중인 경기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 내 백호구장이 15일 차양막에 덮혀 있다.
하이브리드 잔디 설치가 진행중인 경기 파주시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 내 백호구장이 15일 차양막에 덮혀 있다.

한국잔디연구소 관계자는 “파주NFC 정도의 시설의 잔디교체라면 사전에 전문가 자문을 구하고 생육환경을 충분히 따져본 뒤 설치를 추진하는 게 보편적”이라며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잔디 종자 또는 시스템은 대부분 설치 전 별도 공간에서 생육실험을 거치고 있지만, 파주NFC 하이브리드 잔디의 경우 이 과정이 없었던 걸로 안다”고 했다. 내년 봄에 파종해 6월에 개장하겠다는 윌링투 구상에 대해선 “국내에 처음 시도되는 시스템인데 파종 때 기후나 모종의 토양 적응 같은 생육환경이 모두 맞아 떨어져야만 6월 개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우려 섞인 전망을 했다.

축구협회와 업체 측은 현재까지 계약 체결이 이뤄지지 않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선진화 잔디 설치에 대한 의지가 높아 공사를 미룰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파주NFC 관리를 총괄하는 김대업 실장은 “예산이 적은 협회 입장에선 10억원이 넘게 드는 하이브리드 잔디 설치비용 대부분을 업체가 지불한다는 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며 “현재 협회 법무 파트에서 계약에 대한 세부 내용 검토가 진행중인 걸로 안다”고 했다. 윌링투 고위 관계자는 “파종 시기를 미룬 건 국내 환경에 가장 적합한 종자를 고르기 위함이었다”며 “내년 6월 개장을 99%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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