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닛산 리프와 함께 체험해 본 일본의 EV 인프라는?

알림

닛산 리프와 함께 체험해 본 일본의 EV 인프라는?

입력
2018.12.14 22:42
0 0
닛산 올 뉴 리프와 함께 일본의 EV 인프라를 체험해보았다.
닛산 올 뉴 리프와 함께 일본의 EV 인프라를 체험해보았다.

닛산의 EV '올 뉴 리프'를 만나기 위해 일본을 찾았다.

2박 3일 동안 올 뉴 리프와 함께 일본의 수도인 도쿄와 닛산의 본사인 요코하마 그리고 그 주변을 다녔다. 짧다면 또 짧고, 길면 또 길 수 있는 시간 동안 초대 리프 대비 더욱 매력적인 EV로 돌아온 올 뉴 리프를 경험할 수 있었고 또 일본의 EV 인프라를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국내 EV 시장에 비해 '선진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일본의 EV 인프라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2박 3일 동안의 파트너, 올 뉴 리프

이번 2박 3일 동안 함께 한 차량은 올 뉴 리프로 초대 리프보다 더욱 강해진 드라이브 트레인과 넉넉한 40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JC08 기준 400km의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를 확보한 EV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EV'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리프의 뒤를 잇는 만큼 국내에서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차량이다. 또 충전 규격 경쟁 부분에 있어서도 '차데모'를 대표하는 모델로 글로벌 충전 규격 경쟁에서 GB/T 진영의 당위성을 부여하는 모델이다.

GoGoEV로 살펴보는 EV 인프라

국내에서 전기차를 주행할 때에는 자연스럽게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검색해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게 된다. 실제 국내에는 차지비, EV 인프라 등의 어플리케이션 등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현지에서 만난 닛산의 담당자는 '올 뉴 리프의 내비게션에서도 충전기 검색 기능이 있으나 어플리케이션이 조금 더 빠르고 정확할 것'이라고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GoGOEV라는 어플리케이션이 인기를 끈다고 한다.

그 말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GoGoEV를 검색해보았다.

화면을 보고는 '아 제발...'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아쉽게도 GoGoEV는 일본 통신사로 개통된 스마트폰에서만 설치가 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포기할 수 없는 법이다. 이렇게 저렇게 APK 파일을 확보해 설치하고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했다.

사용하기 쉬운 GoGoEV

GoGoEV 어플리케이션의 사용 방법은 무척 간단하다.

실행과 동시에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하여 주변의 충전 인프라를 알려준다. 관공서, 브랜드 및 일반 충전 사업자 등 각자의 엠블럼을 통해 시각적으로도 쉽게 인식할 수 있고 또 해당 마크를 눌러보면 간단한 정보를 제공한다.

다만 '일본어를 잘 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에서 말인데 참고로 기자는 일본어를 듣고 말하기는 조금 할 수 있지만 글 자체를 쓰고 읽지 못한다.

메뉴를 하나하나 눌러보니 친철한 안내를 볼 수 있었다.

실제 충전소를 눌러 자세한 정보를 보면 사진과 함께 충전기의 규격이나 사용기 등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설치 일자나 현재 사용 상황, 충전 규격, 가격 또한 확인할 수 있는데 관공서 및 해당 차량(올 뉴 리프 > 닛산 / i3 > BMW) 브랜드의 전시장에 마련된 충전 인프라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이외의 충전 설비는 충전 사업자에 대한 멤버십 가입 및 이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며 최근에는 정액제 충전 프로프램이 출시된 상태다. 비용은 한국에 비해 확실히 높은 편이다.

안내에 따라 도요스의 '주민 지원 센터'와 같은 관공서의 충전기를 찾았다.

위처럼 충전 인프라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는 마크를 볼 수 있는데 급속 충전과 100V, 200V 충전 규격을 개별적으로 표시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충전기 앞에서 헤매는 일이 없도록 했다.

급속은 30분, 완속은 1시간의 시간

차량을 세우니 주차장 및 충전 인프라를 관리라는 직원이 인사를 하며 다가왔다. 급속 충전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하니 "충전 소켓을 덮고 있느 커버를 열어 달라"라고 답했다. 그리고는 "직접 충전 커플러를 차량에 연결하라"고 설명했다.

커버를 열고 그의 설명 대로 충전기의 커플러를 들어 올 뉴 리프에 연결하니 직원이 추가적인 조작을 하고 충전을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충전기 조작은 담당 직원, 차량 연결 및 해제는 사용자가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인 것 같았다.

충전이 시작되고 담당 직원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올 뉴 리프를 타보고, 또 일본의 EV 인프라를 경험하고 싶어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활짝 웃으며 '좋은 경험이 되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담당 직원은 "전기차 운전자들은 충전 시간(급속 30분, 완속 1시간) 동안 주차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도심에서 주차 공간 확보라는 메리트를 얻는다"라며 "사람들이 별로 없는 시간이거나 교외 지역에서는 충전 시간보다 더 늦게 와도 별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참고로 일본 도심의 주차료는 30분에 적게는 200엔, 많게는 400~500엔까지 내야 하는 만큼 30분에서 한 시간 가량의 여유는 정말 큰 가치라 할 수 있다.

인증, 연결 그리고 충전의 구성을 갖춘 국내 충전기와 달리 연결, 인증 그리고 충전을 하는 방식은 약간 다르긴 하지만 사용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고, 충전 도중 중단 버튼을 눌러 충전을 해제하는 것도 같은 방법이라 조금만 살펴보면 큰 어려움 없이 충전을 할 수 있었다.

한편 이튿 날에는 주변에서 물건을 살 일이 있어 다시 한 번 도요스 주민 지원 센터의 충전기를 찾아 '완속 충전'과 함께 한 시간 20분 가량을 보내게 되었다. 물건을 사고 주변을 둘러보고 온 후 충전량을 보니 국내의 완속 충전기인 7kW급 보다 낮은 3kW급으로 파악되었다. 말 그대로 정말 느린 충전 속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브랜드의 고객들을 위한 인프라

한편 도쿄에서 요코하마로 이동하던 중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이케가미를 들려 충전을 하게 되었다. GoGoEV로 충전소를 찾던 중 가까운 곳에 닛산의 전시장이 있는 걸 보고 그 쪽으로 이동했다.

전시장의 직원의 안내에 따라 충전을 하게 되었는데 앞서 도요스에서 만났던 직원이 했던 것처럼 '닛산 브랜드의 차량'이기 때문에 무료로 충전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만 이를 위해 브랜드 충전기를 무료로 활성화하는 '인증 카드'를 소지해야 한다는 필요 조건이 있다.

충전 커플러를 올 뉴 리프의 소켓에 연결하고 올 뉴 리프를 수령할 때 받은 인증 카드를 대고 충전기를 활성화했다. 이 곳 역시 30분 동안 충전이 가능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장 직원에게 잠시 다른 곳에 다려오려고 하는데 괜찮냐고 물어보니 "너무 지체되지만 않고, 또 다른 차량만 오지 않는다면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다"라며 '의외의 여유'를 또 한 번 누리게 되었다.

올 뉴 리프와 세 번의 무료 충전

직접적인 비교를 한다면 일본의 충전 비용은 상당히 비싼 편이다.

멤버십 가입 비용이나 월 정액료 등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물론 이는 전력 부분이 민영화 되어 있는 일본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이다. 국내의 경우 '일본의 충전 인프라 및 가격' 등을 언급하며 '현실화'를 해야한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2박 3일 동안 총 세 번(급속 2회, 완속 1회)의 충전을 하게 되었는데 단 한 번도 충전료를 내고 충전한 일이 없었다. 게다가 한 번(완속)의 경우에는 주변 쇼핑을 위해 충전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도 충전을 한 경우였으니 일본에서도 다양한 혜택 덕에 전기차를 타며 충전비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관공서 업무가 많거나 주변에 전시장이 있는 경우 충전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현지 운전자들의 이야기다. 또 이런 정책 덕에 충전 서비스 또한 '정액제'로 변화되어 그 부담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부담 없이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일본의 충전 인프라

최근 국내 EV 충전 비용이 큰 폭으로 낮아졌다. 그렇지만 충전 설비 자체의 수가 아직 넉넉하지 못하고 충전기 관리 또한 다소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함께 일본처럼 관공서나 브랜드 전시장이 제공하는 '무료 충전'은 여전히 인상적이다.

특히 리프만 10만대가 팔릴 정도로 'EV 시장이 성숙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서비스가 계속 제공된다는 점 또한 무척 인상적이다. 사용 시간이 다소 제한적이지만 무료인 충전 서비스와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유료 충전 서비스라는 선택지는 '단순한 우연'이라기 보다는 그들의 경험이 낳은 결과가 아닐까?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