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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엔 유화책… 캐나다엔 연이어 강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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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엔 유화책… 캐나다엔 연이어 강공

입력
2018.12.13 17:50
수정
2018.12.13 18:4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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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보당국에 구금된 캐나다인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왼쪽 세번째)가 2014년 1월 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왼쪽)과 함께 방북해 김정은(맨 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중국 정보당국에 구금된 캐나다인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왼쪽 세번째)가 2014년 1월 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왼쪽)과 함께 방북해 김정은(맨 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휴전 직후 터진 ‘화웨이(華爲) 사태’와 관련, 대미 저자세를 보이면서도 캐나다엔 연이어 강공을 퍼붓고 있다. 미국과는 정면충돌을 피한 채 대화ㆍ협상을 진행하되 미국의 대중 공세에 제3국이 가담할 가능성에는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최근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사항들을 차례로 이행하고 있다. 13일 멍 부회장이 캐나다 법원으로부터 보석을 허가받은 시점을 전후로 중국 수입업체들이 미국산 대두 150만∼200만톤을 구매했다. 로이터통신도 중국 국영 곡물업체가 미국 카길 등으로부터 최소 50만톤, 금액으로는 최소 1억,8000만달러(약 2,032억원) 상당의 미국산 대두를 사들였다고 전했다. 중국은 또 제너럴모터스(GM)의 구조조정 방침으로 미국 정부가 자동차 관세에 민감하다는 점을 감안한 듯 현행 40%인 미국산 자동차 수입관세를 15%로 낮추겠다는 뜻도 전했다. 무역전쟁 발발 직후 부과한 25%의 보복관세를 되돌려놓겠다는 것이다.

더욱 주목되는 건 중국이 첨단제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를 수정할 가능성이다. 중국제조 2025는 바이오ㆍ로봇ㆍ통신장비ㆍ항공우주 등 최첨단 분야의 기술 자립도를 2025년에 70%까지 끌어올리는 게 골자다. 그런데 기술자립도 목표를 낮추고 외국 기업들의 참여 폭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제조 2025가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시 주석의 중장기 국가전략이란 점에서 핵심 기조와 방향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엔 봉합이 되더라도 언제든 미중 간 충돌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보면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겸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사건이 미국과는 무관하다고 보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90일 휴전 기간 동안 미국과의 협상을 원만하게 진행해 어떤 식으로든 무역전쟁을 매듭짓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캐나다를 향한 중국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직 캐나다 외교관을 체포한 데 이어 캐나다인 대북사업가 한 명도 중국 당국에 구금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두 사건 모두 중국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가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웨이 사태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국 랴오닝(遼寧)성의 관영매체 동북신문망은 이날 캐나다 출신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가 국가안보를 해친 혐의로 지난 10일부터 단둥(丹東) 국가안전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의 대북교류단체 대표인 스페이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면한 적이 있고, 2014년 1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도 주선했다. 앞서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의 마이클 코프릭도 같은 날부터 베이징(北京) 국가안전국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보당국이 이미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멍 부회장을 체포한 캐나다에 보복성 조처를 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캐나다 때리기’는 앞으로 어느 국가라도 미국을 도와 자신을 압박할 경우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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