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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대통령 바뀔 때마다 과학계 기관장 강제사임, 한국선 일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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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대통령 바뀔 때마다 과학계 기관장 강제사임, 한국선 일반적”

입력
2018.12.13 15:05
수정
2018.12.14 00: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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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총장 거취 관련 보도… 카이스트, 14일 직무정지 여부 결정

신성철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총장의 직무정지 결정 여부를 하루 앞둔 13일 영국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한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 총장이 불법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많은 과학자는 이를 정치적 숙청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불거진 신 총장의 거취 논란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날 네이처는 “몇몇 국책연구기관장들은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그만뒀다”면서 “과학계 기관장들의 강제 사임은 한국에서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나타나는 일반적인 일”이라고도 지적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신 총장을 연구비 부당 집행, 채용 특혜 제공 등의 비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카이스트 이사회에 직무 정지를 요청했다. 과기정통부는 신 총장이 대구경북과학기술원(디지스트) 총장 재직 시절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와 공동연구 계약을 맺으면서 LBNL에 주지 않아도 될 연구장비 사용료를 지급(2013~2018년 약 22억원)했고, 일부가 당시 LBNL에 연구원으로 있던 제자의 인건비로 사용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총장은 “연구장비 독자적 사용권한 확보를 위해 LBNL의 요청에 따라 부담한 비용”이라고 반박했다.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 등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이 잇따라 중도 사퇴한 데다, 신 총장 논란까지 겹치면서 과학계는 “정치적 물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신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장충초 동문으로 영남대 이사를 지냈다.

네이처는 “디지스트의 사용료 지급은 이 대학 연구원들이 LBNL의 X선 현미경에 대한 이용을 보장받기 위한 협상의 일부”라며 신 총장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2012년 맺은 LBNL과의 공동 연구 협약이 확대되면서 디지스트가 2014년 X선 현미경 사용시간의 절반을 독점 이용할 권한을 얻었고, 그 일환으로 비용을 지불한 것”이라며 “LBNL은 다른 대학과 연구소 25곳과 비슷한 내용의 비용 분담 계약을 맺고 있다”고 네이처는 설명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는 “디지스트 감사 과정에서 신 총장의 비위 혐의를 확인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12년 협약을 통해 무상으로 장비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도 신 총장이 2014년 LBNL에 비용을 지불하는 별도 계약을 맺으라고 지시했다는 진술과 이메일 등을 디지스트의 관련 연구자들에게서 확보했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디지스트는 연구비를 지원한 한국연구재단에는 장비 비용 지불 관련 협약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독점 이용권 확보 이후 해당 장비 활용 실적이 크게 미흡하다”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업무상 배임과 횡령 혐의로 신 총장을 고발했다는 것이다.

카이스트는 14일 이사회를 열어 신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 여부를 결정한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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