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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군인 서로 호위해주며... ‘GP 철수’ 상호 검증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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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군인 서로 호위해주며... ‘GP 철수’ 상호 검증 완료

입력
2018.12.12 17:44
수정
2018.12.12 21:5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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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 불능화’ 여부 확인 작업]

남북 각각 11개조 154명 투입… 임시통로 이용 MDL 넘나들어

현장 생중계 지켜본 文대통령 “남북 분단사에 획을 그은 사건”

남북이 ‘9ㆍ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최근 시범 철수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들을 상호 방문 검증하기로 약속한 12일 남북 현장검증반이 황색 깃발로 표시된 강원 철원군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철원=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 ‘9ㆍ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최근 시범 철수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들을 상호 방문 검증하기로 약속한 12일 남북 현장검증반이 황색 깃발로 표시된 강원 철원군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철원=사진공동취재단

12일 오전 9시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인근 지역. 푸른 형광색 조끼를 입은 7명의 남측 병력이 MDL 선상에서 북측 병력과 접촉했다. 북측 병력과 간단히 인사한 남측 병력은 곧 북측의 안내를 받으며 MDL을 넘어 북측 감시초소(GP)로 향했다. 이동하는 동안에는 소총으로 무장한 북측 병력이 남측 병력을 호위했다.

반대로 오후 2시에는 북측이 남측의 호위 속에서 우리 측 GP를 방문했다. 이렇게 이날 하루 동안 남북 각각 77명의 병력이 MDL을 오가며 상대 측 GP 각 11곳을 방문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남북 병력이 상대 측 GP를 공식 방문한 건 처음이다. 9ㆍ19군사합의에 따라 지난달 말까지 11개씩 GP를 파괴ㆍ철수시킨 남북은 이날 실제 GP 불능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검증 작업을 벌였다. 남북 각 11개조를 편성했고 조마다 대령급(북측은 대좌급)을 앞세운 7명씩 구성해 총 154명의 현장 검증반이 움직였다.

검증 작업은 오전에는 남측 검증반이 북측 GP를, 오후에는 북측 검증반이 남측 GP를 각각 방문ㆍ점검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검증반은 남북 GP를 잇는 11개 임시 통로를 이용해 MDL을 넘나들었다. 남북은 상호 검증을 위해 최근 열흘간 1~2m 폭의 11개 임시 통로를 개설했고, 국방부는 이 통로를 ‘오솔길’이라고 표현했다. 각 오솔길에서 남북 검증반이 만난 지점에는 ‘군사분계선’이라고 적힌 노란 팻말과 황색기를 꽂아뒀다. 남북이 미리 접촉 지점을 표시해둔 것이다.

검증은 GP 시설물은 물론 화기와 장비, 병력이 완전히 철수했는지 확인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남측 검증반은 레이저 거리 측정기, 원격 카메라 등 장비를 동원해 북한 GP 지하에 있는 연결 통로와 입구 차단벽 등 시설물이 불능화됐는지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이날 실시된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철수 GP(감시초소)에 대한 남북 상호검증 진행 경과를 보고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이날 실시된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철수 GP(감시초소)에 대한 남북 상호검증 진행 경과를 보고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도 오후 3시부터 20분간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현장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남북 상호 GP 철수와 검증은 그 자체만으로 65년 남북 분단사에 새로운 획을 그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군사적으로 팽팽하게 대치했던 비무장지대 안에서 오솔길을 내어 오가고, 대치했던 GP를 철수ㆍ검증한다는 건 과거엔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일”이라며 “남북 모두 군사합의에 대한 철저한 이행 의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남북이 서로 담배를 권하는 등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환담 시간도 가졌다”고 전했다. 또 “북측 GP 지하 시설을 보기 위해 우리 측이 가져간 장비에 대해서도 북측은 제지하거나 불편해하지 않고 적극 협조해줬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현장에서 확인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확한 검증 결과를 분석할 것”이라며 “오늘 식별된 미흡한 사항에 대해선 이달 말까지 보완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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