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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서도 열수송관 파열... 전문가 “30년 된 도시 기반시설 점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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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서도 열수송관 파열... 전문가 “30년 된 도시 기반시설 점검 필요”

입력
2018.12.12 16:57
수정
2018.12.12 20:3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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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열수송관 파열 복구가 완료된 1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1단지 아파트 내 사고 지역을 시민들이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노후 열수송관 파열 복구가 완료된 1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1단지 아파트 내 사고 지역을 시민들이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일산(백석)처럼 뜨거운 물이라도 터져 나왔으면 어쩔 뻔 했어요.”

서울 양천구 목동 1단지 133동 주민 김모(45)씨는 12일 오후 아파트 앞에서 가슴을 쓸어 내렸다. 주민들이 드나드는 아파트 입구 화단 아래 설치돼 있던 열수송관이 전날 파열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수증기 정도만 날 정도로 파열돼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목동 1단지가 벌써 33년 됐다. 일산 분당 같은 1기 신도시보다 오래된 동네”라며 “이런 동네의 낡은 열수송관을 이대로 방치해도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2일 서울시와 서울에너지공사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47분쯤 목동1단지 아파트 133동 앞을 지나는 지름 200㎜ 열수송관이 파손됐다. 백석역 열수송관 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90~100도의 뜨거운 물로, 난방 공급이 끊기면서 인근 1,882세대가 불편을 겪었다. “땅에서 수증기가 올라온다”는 신고를 받은 공사는 열수송관이 깨져 누수가 생긴 것으로 보고, 복구작업을 실시해 오후 5시30분쯤 온수 공급을 재개했다.

그러나 1차 작업을 마친 뒤 초기에 파악했던 지점에서 30여m 떨어진 곳에서 추가 파열이 발견돼 온수 공급이 끊겼다. 결국 추가 복구작업이 이어졌고 사고 발생 17시간여만인 이날 오전 2시29분에서야 각 세대에 정상적으로 온수와 난방 공급이 재개됐다. 온수 공급이 끊긴 사이 공사와 양천구는 목5동 주민센터 강당에 대피시설을 마련하고, 피해 가구에 전기장판 724장을 지급했다.

이번 사고는 이미 공사가 해당 아파트 단지의 노후 열수송관 점검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발생했다. 공사 관계자는 “파열된 열수송관은 1985년 시공된 것으로, 올해 7월부터 매일 2인 1개조를 투입해 열화상카메라 분석, 청음 분석 등을 통해 누수 사고 예방 점검 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날 사고 현장을 방문해 “(열수송관이) 30~40년 전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완벽할 수 없다”며 “이음새를 우선으로 해서, 필요하다면 단계별로 완전 교체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박 시장의 주문에 따라 서울시는 공사가 관리하는 지역(양천 강서 노원구)의 열수송관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조성된 지 30년 안팎인 서울 목동과 일산 분당 같은 1기 신도시의 기반시설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창식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우선 시설이 노후화하기도 했겠지만, 1기 신도시들이 급속도로 조성되면서 설계와 다르게 설치된 지하 시설들이 많을 것”이라며 “올 겨울에 같은 사고가 반복해서 발생하는데 설계상 문제점을 점검하고 노후 시설을 교체할 시기가 온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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