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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회서 바흐 무반주 연주는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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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회서 바흐 무반주 연주는 처음”

입력
2018.12.12 16:07
수정
2018.12.12 19: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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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내한공연 앞두고 이메일 인터뷰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마스트미디어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마스트미디어 제공

“인생 최초로 바흐 무반주 작품을 독주회에서 연주하기 위해 두 달 동안 오로지 이 작품에만 매달렸어요. 관객들도 엄청난 에너지를 느낄 거예요.”

10세에는 커티스 음악원에 입학한 신동으로 불렸고, 졸업할 즈음인 16세에는 이미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뉴욕필하모닉 등 저명한 악단과 협연한 베테랑 연주자로 거듭났다.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를 담은 데뷔 앨범으로 17세에 디아파종 상을 받았다.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39)을 현존하는 최고의 연주자 중 한 사람으로 꼽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그런데도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도전할 때 희열을 느낀다”고 말한다.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독주회를 앞두고 이메일로 만난 한은 “무대에서 혼자 연주하는 것은 연주자에게 숨을 공간이 존재하지 않고, 잠시의 휴식을 취할 여유도 없어 굉장히 힘든 일이다. 게다가 음악을 해석하는 일도 오롯이 독주자의 몫”이라면서도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다가올 공연이 매우 기대된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에게 바흐는 특별하다. 8세 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바흐를 연주했다. “바흐가 누군지도 알기 전에 그의 음악을 접했어요. 바흐를 연주할 때마다 바흐는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내는 것 같아요. 뜨개질을 하고 있는 사람, 아기들과 함께 있는 부모 등 누구를 대상으로 한 공연이든, 콘서트홀이 아닌 장소에서 하는 공연이든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하죠.” 실제로 한은 조부모의 장례식, 친구의 결혼식, 연주회의 앙코르 곡 등 다양한 곳에서 바흐를 연주해 왔다. 한국에서는 1997년 발매한 데뷔 앨범에 수록됐던 소나타 3번과 파르티타 3번, 최근 데카 레이블에서 발매된 앨범에 수록된 소나타 2번을 선사할 예정이다.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마스트미디어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마스트미디어 제공

자로 잰 듯한 정확한 연주와 원곡에 충실한 해석으로 한은 ‘얼음공주’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무대 위 완벽주의자는 무대 아래에서는 따뜻함이 넘친다. 그는 음악과 인생의 균형을 위해 10년마다 안식년을 갖는다. 20년간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쓰며 자신의 또 다른 자아를 표현해 왔다.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100일간의 연습 영상(#100daysofpractice)을 올리며 무대 뒤 음악 작업을 팬들과 공유했다. “지난해 시각예술가들이 100일간의 작업 과정을 올린 영상을 봤어요. 그 기록 자체가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매일 1분 정도의 연습 영상을 올렸어요. 한밤 중 호텔 침대에서 일어나 올린 적도 있고, 인터넷 연결 상태가 나빠 하나를 올리는데 8시간이 걸린 적도 있어요. 하지만 팬들과 소통을 통해 제 음악의 어떤 점을 사랑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죠.”

한은 독주회에 앞서 19일 같은 장소에서 지휘자 파보 예르비가 이끄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과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을 연주한다. 그는 “모차르트 협연에서 내 음악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도 발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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