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현지분위기] 베트남 국민 “극적 우승할 것”

알림

[현지분위기] 베트남 국민 “극적 우승할 것”

입력
2018.12.11 20:38
수정
2018.12.11 20:41
0 0
베트남 축구 대표팀의 경기를 앞둔 하노이 한 백화점 풍경. 문지기만 쓸쓸히 자리를 지킬 뿐 경기를 앞두고 드나드는 손님이 없다. 지난 6일 베트남-필리핀 전 당시 촬영됐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베트남 축구 대표팀의 경기를 앞둔 하노이 한 백화점 풍경. 문지기만 쓸쓸히 자리를 지킬 뿐 경기를 앞두고 드나드는 손님이 없다. 지난 6일 베트남-필리핀 전 당시 촬영됐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오늘밤 일정은 장담할 수 없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말레이시아와의 원정경기를 몇 시간 앞둔 11일 오후 호찌민 시내는 직장인들이 평소 보다 서둘러 귀갓길에 올랐다. 한국계 기업 영업사원인 딘 비엣 지웅(34)씨는 “내일은 평일이기 때문에 집에서 가족들과 경기를 보는 친구들이 많다”면서도 “그렇지만 베트남 팀이 이긴다면 그 이후 시간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시내 거리로 뛰어나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이야기다. 베트남 팀이 이긴 날이면 어김없이 시내 한복판에서 연출되는 ‘오토바이 강물’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대회 이후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 2016년 같은 대회 준결승전에서 패한 뒤 가진 14차례의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에서 무패행진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우승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현지 인터넷 매체의 짠 기자는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팀도 그렇고 응원하는 국민들도 이렇게 분위기가 좋았던 적은 없었다”며 베트남 팀의 우승을 점쳤다. 그의 예상 득점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가 1차전에서 1대 1로 비긴 뒤 15일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결승전 2대 1. 그는 “베트남은 이미 이번 경기들을 리드하고 있다”며 “극적인 효과까지 누려가면서 우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사이공 콘티넨탈 호텔의 부지배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인사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의 분위기가 말레이시아 팀을 압도하고 있는데다, 예선전에서 2대0으로 꺾은 바 있어 오늘 경기에서 최소한 무승부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8년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1차전 이날 경기는 오후 7시(서울 9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다. 2차전은 15일 베트남 하노이에 열린다. 원정다득점 원칙에 따라 우승국이 가려진다.

호찌민시 시청광장에 해당하는 응우옌 후에 광장에는 5일 만에 다시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지난 6일 필리핀전 당시 설치된 대형 전광판이 철거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던 곳이다. 하노이에서 출장 온 니카(30ㆍ여)씨는 “축구 열기는 호찌민이 하노이보다 더 뜨겁다”며 “오늘 경기를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수도 하노이는 13도의 기온에 비까지 내려 많은 야외 응원은 활기를 띠지 못했다.

시민들은 집으로, 광장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퇴근길은 정체를 일찍 해소됐다. 쇼핑몰은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했다. 호찌민시 7군에 자리잡은 롯데마트 관계자는 “일찍 접고 들어가도 매출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에 선물 구입차 방문한 한 한국인 여행객은 “오후 5시였는데도 손님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전했다. 하노이의 호안끼엠군의 한 백화점을 찾은 하노이 한 소식통도 “보안 요원이 눈에 띄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전했다.

스즈키컵 대회 우승은 지난해 10월 박 감독 부임 당시 베트남축구협회로부터 받은 주문 사항이다. 하지만 올 초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4강 진출(8월) 등 연속 신화를 써오면서 기대치를 높여 왔던 터라 부담 백배인 상황. 박 감독은 “베트남이 10년 만에 스즈키컵 결승에 오른 것은 우리 팀과 선수들을 응원해준 팬들을 위한 보상이다”며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상태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지난 6일 양손에 솥뚜껑을 든 노인이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 인근의 한 맥줏집앞에 설치된 대형 TV를 보고 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지난 6일 양손에 솥뚜껑을 든 노인이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 인근의 한 맥줏집앞에 설치된 대형 TV를 보고 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지난 6일 베트남 팀이 필리핀을 2대 1로 물리치자 하노이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열광하고 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지난 6일 베트남 팀이 필리핀을 2대 1로 물리치자 하노이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열광하고 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베트남 축구 대표팀의 경기를 앞둔 하노이 한 백화점 풍경. 문지기만 쓸쓸히 자리를 지킬 뿐 경기를 앞두고 드나드는 손님이 없다. 지난 6일 베트남-필리핀전 당시 촬영됐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베트남 축구 대표팀의 경기를 앞둔 하노이 한 백화점 풍경. 문지기만 쓸쓸히 자리를 지킬 뿐 경기를 앞두고 드나드는 손님이 없다. 지난 6일 베트남-필리핀전 당시 촬영됐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