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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심비’로 승부하는 1인 미용실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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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심비’로 승부하는 1인 미용실 급증

입력
2018.12.11 09:52
수정
2018.12.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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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미용사와 소비자 모두 만족도가 높은 1인 미용실이 늘고 있다. 서울 신촌, 이태원 등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에 속속 등장하는 1인 미용실은 말 그대로 혼자서 운영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소규모 공간에서 보조 직원을 따로 두지 않고 미용사 혼자서 일한다. 상점 홍보도 사회관계형 서비스(SNS)를 이용한 입 소문에 의존한다.

그만큼 손님을 많이 받을 수 없어 100% 사전 예약을 통해 정해진 시간에 딱 1명의 손님만 받는다. 대신 전담 미용사처럼 1명의 손님에게 집중해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당연히 손님들도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가격은 저렴하지 않다. 머리 자르기 3만원, 퍼머넌트 15만원 이상으로 유명 브랜드의 헤어 숍들과 비슷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마치 전용 공간에서 나만의 서비스를 받는 듯한 심리적 만족감, 즉 ‘가심(心)비’가 높기 때문이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팀이 발표한 2018년 소비트렌드 중 하나인 가심비는 가격 대비 심리적으로 느끼는 만족도를 의미한다. 1인 미용실을 즐겨 찾는 김혜윤(26)씨는 “미용사가 온전히 나에게 집중해 꼼꼼하게 상담해 주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임재윤(26)씨도 “처음에는 커트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가격만큼 결과물이 만족스러웠다”며 “계속 1인 미용실만 찾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신촌에 위치한 1인 미용실 중 하나인 스튜디오 모니크. 아담한 공간에 오래돼 보이는 소품들로 꾸며 놓았다. 전근휘 인턴기자
서울 신촌에 위치한 1인 미용실 중 하나인 스튜디오 모니크. 아담한 공간에 오래돼 보이는 소품들로 꾸며 놓았다. 전근휘 인턴기자

1인 미용실은 손님만 만족도가 높은 것이 아니다. 미용사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 경력 10년차 미용사인 요한(34)은 3년 전 서울 신촌의 홍익대 근처에 1인 미용실 스튜디오 모니크를 차렸다. 대형 미용실에서 일하다 보니 사람들이 몰리면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게 고민돼 1인 미용실을 차리게 됐다. 그는 현재 월 매출이 평균 1,200만~1,300만 원에 이른다.

요한씨가 꼽는 1인 미용실의 가장 큰 장점은 “일한 만큼 보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여러 명이 일하는 대형 체인점 형태의 미용실은 수익의 70% 가량을 프랜차이즈 본점에 해당하는 브랜드 업체에서 가져간다. 그는 “일하는 강도는 대형 체인 미용실과 비슷하다”며 “1인 미용실은 대형 체인 미용실과 달리 번 돈을 모두 가져가기 때문에 일하는 보람과 재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용사가 느끼는 영업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같은 시간에 여러 명의 손님이 몰리는 대형 체인 미용실은 직원당 미용용품 사용량에 제한이 있어 추가로 사용하려면 손님에게 다른 미용처리를 받으라고 영업하듯 권해야 한다. 이런 점들이 대형 체인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부담이다.

또 사전 예약제여서 근무일과 근무 시간, 휴무일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며 노동 강도를 스스로 조율할 수 있다. 요한씨는 “그만큼 스트레스가 적어 업무 만족도가 높아 고객을 향한 서비스의 질도 올라간다”고 주장한다.

1인 미용실의 성업은 혼자 살면서 남에게 방해 받지 않고 자신만의 활동을 즐기는 ‘혼족’ 문화의 확산과도 관련 있다. 1인 미용실만 찾는 최민근(35)씨는 “많은 사람들 틈에 섞여서 오래 기다릴 필요 없이 나만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좋다”며 “남들과 다른 개성을 표출할 수 있어 1인 미용실이 제격”이라고 강조했다.

전근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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