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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단식 끝내고 협상을”… 손학규 “뭐가 돼야 풀지” 로텐더홀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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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단식 끝내고 협상을”… 손학규 “뭐가 돼야 풀지” 로텐더홀 설전

입력
2018.12.10 18:35
수정
2018.12.11 00: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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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국회 단식 농성장 찾아… 손 대표는 선거제 개혁 압박

이해찬(왼쪽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닷새째 단식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이해찬(왼쪽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닷새째 단식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닷새째 단식농성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찾아 단식중단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해찬과 손학규, 두 거물 정치인간 정국현안을 둘러싼 긴장된 설전과 기싸움이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벌어졌다. 자유한국당과 강행한 예산안 처리로 얼어붙은 연말 국회정상화를 위해 집권당 대표가 직접 나섰지만 야 3당은 여당 측의 확실한 선거제 개혁안 표명 전까지 단식과 장외 여론전을 멈출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측은 사립유치원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 등 산적한 현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 개회를 놓고도 의견차가 뚜렷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당 지도부 몇몇과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중인 손학규 대표에게 다가가 “대화로 선거법 개정하면 되지 않느냐. 왜 단식을 하느냐, 왜”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손 대표는 작심한 듯 “그러면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은 왜 단식을 했느냐”며 “난 건강하니 오래 (시간을) 끌어라. 죽을 때쯤 되면 (합의하라)”고 응수해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이날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은 손 대표는 “뭐가 돼야 풀지”라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손 대표는 지난 6일 거대 양당이 야 3당이 요구한 선거제 개혁-예산안 연계처리 요구를 ‘패싱’하고 예산안 처리를 합의하자 전격적인 단식에 돌입했다.

이 대표가 “논의하면 되지 않나. 지난번 김관영 원내대표안 수용했지 않느냐”라고 설득했지만 손 대표는 “’민주당이 나라 주도권을 쥐는데 예산을 한국당과 야합해서 통과시켰으니 선거제 개혁은 이제 없다’는 것 아니냐”고 맞받았다. ‘야합’이란 말에 표정이 굳어진 이 대표는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빨리 통과시켜야지, 야합이라면 어쩌냐”고 하자, 손 대표는 “(한국당과) 야합했지. 민주당이 어떻게 집권했는데”라고 더 자극했다. 이 대표는 순간 참는듯한 표정을 숨기지 않은 채 “논쟁하자는 게 아니다. 협상하자”고 했으나, 손 대표 역시 “확실한 의지를 보이라”고 힘주어 받아쳤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합의를 보자고 이 대표가 재차 제안하자, 민주당의 선거제 개혁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누차 밝혀온 손 대표는 고개를 저었다. 이어 “(교섭단체) 3당이 합의해서 정개특위가 세부적인 걸 하라고 하라”며 확약을 요구했다. 두 ‘올드보이’는 뼈있는 농담도 주고 받았다. “단식을 풀면 협상 시작하겠다”는 이 대표의 유인책에 손 대표는 “내가 건강하게 다시 막걸리를 먹게 해달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진전없는 대화를 접고 손 대표 옆의 이정미 정의당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권했다. 이정미 대표 역시 “선거제 개편을 ‘할 수 있다’ ‘동의한다’는 (막연한) 얘기는 이제 안 믿는다”면서 “‘이렇게 바꾸자’는 합의가 있기 전에는 멈출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해찬 대표는 냉기 어린 국회 상황 변화를 꾀하려 “논의를 시작하자”며 거듭 설득했지만 소용 없었다.

현안처리를 위해 임시국회 개회가 불가피한 집권당과 야 3당의 인식차도 부각됐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국회 교육소위에서 무산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ㆍ사립학교법ㆍ학교급식법)을 들어 “1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 밝혔다. 대법원 공백 장기화를 감안해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나 국회 사법개혁특위 활동기간 연장 등을 위한 원포인트 국회를 시사했다. 반면 야 3당은 “민주당이 하고 싶은 것만 쏙 골라 처리하려 하느냐”고 거부감을 보이며 최소한 열흘 정도는 임시회를 열어 선거제 개혁 합의와 유치원 3법 등을 함께 처리하자고 맞섰다. 바른미래당이 사개특위 회의를 취소시키는 등 여야 협치가 깨진 데 대해 야 3당의 불만이 비등점으로 향하는 가운데 꼬인 정국을 어떻게 돌파할지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이정미 정의당 대표 찾은 이해찬 대표. 연합뉴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찾은 이해찬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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