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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세계 이주민의 날(12.18)

입력
2018.12.18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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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엔 세계 이주민의 날'이다. 취지를 중시해 이주노동자의 날이라고도 한다. wincalendar.com
오늘은 유엔 세계 이주민의 날'이다. 취지를 중시해 이주노동자의 날이라고도 한다. wincalendar.com

유엔과 국제노동인권단체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유엔 회원국 특히 정치ㆍ경제적 영향력이 강한 국가들이 지향하는 바의 괴리가 점차 커져 가는 듯하다. 그 경향은 1980년대 영국과 미국 보수정권이 주도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로 본격화했지만, 금융ㆍ자본ㆍ상품의 세계화에서 노동력의 자유화ㆍ세계화만은 예외였다. ‘자국민 중심주의’란 말이 부끄러움 없이 사용되는 게 단적인 예다. 이 말은 불법체류 노동자를 중심에 둔 이주노동자의 불안정한 처우와 차별을 정당화한다. 트럼프 체제의 미국과 브렉시트의 영국, 그외 다수 유럽 국가들의 보수 우경화가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의 최근 잇따른 적나라한 발언들도 이 흐름에 편승한 거였다. ‘자국민 중심주의’라는 좁은 계산의 타산이, 정치인 개인의 인지도나 당장의 선거에서 보탬이 될지 모르지만, 그것이 장기적으로 국민과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는 건 위험하다. 오히려, 극단적인 반성일지 모르지만, 인류는 광의의 자국민중심주의로 인해 지난 세기 두 차례 세계대전을 치렀고, 더 앞서는 무수한 제국주의 전쟁을 겪었다. 한국도 그 전화(戰禍)의 피해국이었다.

12월 18일은 2000년 유엔이 정한 ‘세계 이주민의 날(International Migrants Day)’이다. 앞서 1990년 12월 18일, 유엔 총회는 ‘이주노동자 및 가족의 권리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을 채택했다. 이주노동자들의 존재와 역할이 노동자 송출국뿐 아니라 수용국의 경제 및 문화에 기여하는 바를 되돌아보고, ‘협약’의 가치와 실효적 의미를 되새기자는 취지였다. 그래서 오늘을 ‘이주 노동자의 날’이라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2017년 말 현재 세계 45개국이 협약을 비준했고, 14개국이 서명을 마치고 비준을 준비 중이다. 한국은 아직 서명조차 하지 않고 있으므로, 적어도 이주노동자 권리 문제에 관한 한 한국 정부는 이언주 의원의 저 입장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유엔경제사회국(UNDESA) 집계, 2017년 현재 국제 이주민은 2억5,770만명으로 지구 총인구 (75억명)의 3.4%이며, 1990년의 2,9%에서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한국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체류 외국인은 218만명(불법체류 약 25만명)이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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