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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김동연 “시장에 일관적인 메시지 전달해 달라”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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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김동연 “시장에 일관적인 메시지 전달해 달라” 당부

입력
2018.12.10 10:23
수정
2018.12.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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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소득분배 크게 개선되지 못해 먹먹”…기자간담회 통해 1년 6개월 소회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장관실을 나서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장관실을 나서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1년 6개월여 우리 경제를 이끌었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직 많은 국민들의 삶이 팍팍해 무거운 마음이 남아 있다”고 소회했다. 2기 경제팀에는 시장에 일관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예산안 국회통과 등 공직자로서 임기 마치는 날까지 할 일이 주어진 것도 제게는 크나큰 행운이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고용 둔화와 소득분배 악화를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그는 “재임 중 가장 노심초사했던 부분이 일자리 창출과 소득분배였다”며 “일자리가 많이 늘지 못했고 소득분배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실직의 공포와 구직난에 맞닥뜨린 근로자와 청년,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자영업자, 나아지지 않는 경영성과에 늘 걱정을 달고 사는 기업인, 그분들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며 “경제 운영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가 이끌 2기 경제팀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김 부총리는 “우리 경제는 어려움을 기회로 만드는 DNA를 갖고 있다”며 “고통스럽겠지만 모두가 마음과 힘을 합쳐 구조개혁에 매진한다면 우리 경제는 다시 한 번 크게 도약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갈등을 의식한 듯 “기획재정부가 중심에서 서서 제 역할을 다 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주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시장의 가장 큰 적(敵)은 불확실성”이라며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시장은 스스로 사전 대비를 할 수 있고 투자, 고용, 심지어는 위험부담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상황과 문제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을 통해 일관되고 시장에서 예측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또 “정책적 상상력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상력에서 비전이 나오고

그 비전 속에서 실천력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창조적 파괴는 시장에서만이 아니라 정부 안에서도 필요하다”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속에 형성된 기득권의 틀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직원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직원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후배들에게는 용기를 가지라고 격려했다. 김 부총리는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고 어려움은 상시화될 것”이라며 “우리 경제ㆍ사회시스템이 지속가능한지 끊임없이 도전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국민들께 있는 그대로 알려주고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인기 없는 정책을 펼 수 있는 진정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용기는 실력이 뒷받침되는 자기 중심(中心)이 서야 나온다”며 “논란과 비판이 있더라도 자기 중심에서 나오는 소신을 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소신대로 할 수 없을 때 그만두겠다는 것은 작은 용기”라며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바치는 헌신이야말로 큰 용기”라고 강조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용기는 고난 아래서의 기품’이라는 말을 인용한 김 부총리는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과제에 기품 있게 맞서기 바란다”며 “경제에 있어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를 극복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기득권을 허물어야 하고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않고서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며 “정치권이 중심이 돼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리고, 더 가진 경제주체와 사회 지도층의 희생과 양보가 절실하며, 언론 노조 대기업 지식인들도 동참해 사회적 대타협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서는 “특별히 무언가를 하겠다고 정한 게 없고 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자유한국당 영입’ 등 정치권 진출 소문에 대해서는 “저는 문재인 정부 초대 부총리였다”는 말로 부인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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