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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에드워드8세 (12.11)

입력
2018.12.11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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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영국 국왕 신분으로 유고슬라비아에서 여름 휴가를 즐기는 에드워드 8세와 그의 연인 월리스 심슨. wikipedia.org
1936년 영국 국왕 신분으로 유고슬라비아에서 여름 휴가를 즐기는 에드워드 8세와 그의 연인 월리스 심슨. wikipedia.org

영국 국왕 에드워드 8세(1894~1972)가 1936년 12월 11일 양위를 선언했다. 라디오 방송을 통해 그는 “내가 사랑하는 여인의 도움과 지원 없이는 내가 바라는 바 왕으로서의 의무와 막중한 책임을 수행하기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가 사랑한 여인은 한 번 이혼 경력이 있는 미국인 유부녀 월리스 심슨(Wallis Simpson, 1896~1986)이었다. 양위 직후 영국에 더 이상 머물 수 없게 된 윈저 공작 에드워드는 오스트리아로 출국, 이혼 절차를 마무리하고 합류한 심슨과 이듬해 6월 프랑스의 한 성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2차 대전 중 잠깐 영국에 머물렀으나 나머지 생애 대부분을 프랑스에서 보냈고, 공작 부인 심슨은 그의 장례식 이후에야 버킹엄궁에서 지낼 수 있었다.

조지 5세의 왕세손 에드워드는 군(보병장, 총사령관)과 내각(재무ㆍ내무장관 등)에서 미래 국왕으로서 갖춰야 할 다양한 이력을 쌓은 뒤 1936년 1월 즉위했다. 미혼이던 그는 31년 한 행사에서 만난 심슨과 사랑에 빠졌다. 당시 심슨은 미국인 선박 중개인과 재혼한 지 3년째를 맞고 있었다. 둘의 밀애는 공공연한 비밀이었지만, 그 연애를 그렇게 진지하게 여긴 이들은 많지 않았던 듯하다. 에드워드는 그 전에도 연인들이 더러 있었고, 심슨도 당장 유부녀인 데다 앞서 미 해군 장교와 11년 결혼생활(1911~27)을 한 이력이 있었다.

즉위 직후부터 에드워드는 심슨과의 결혼을 추진했지만, 왕실, 특히 그의 어머니인 메리 여왕(조지5세의 부인)이 반대했고, 스탠리 볼드윈 총리 내각도 영국성공회 규칙 등을 들어 완강히 반발했다. 두 차례 이혼 경력이 있는 미국인 평민을 왕후로 인정할 수 없다는 거였지만, 결혼은 하되 (심슨의) 신분은 결혼 전 상태를 유지해도 좋다는 에드워드의 귀천상혼(貴賤相婚ㆍmorganatic marriage) 제안도 ‘내각총사퇴’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수용하지 않았다. 당시 야당은 에드워드의 결혼을 지지했다. 정치적 여파를 우려한 내각과 왕실(조지6세)의 압력으로 에드워드는 사실상 강제출국- 입국불허 조치를 당했다.

2000년대 공개된 국가 비밀사찰 문건에는 심슨이 에드워드와의 연애 중에도 다른 남자와 데이트를 즐겼다는 등 ‘부적절한 행실’을 폭로하는 내용들이 있지만, 당시 정황상 악의적으로 과장ㆍ왜곡됐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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