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

최근 대기업 외식 계열사들조차 불황을 버티지 못하고 속속 점포 정리에 나서는 상황 속에서,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코리아’(이하 스타벅스)의 ‘나 홀로 성장’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타벅스 고유의 커피 맛과 독특한 매장 분위기가 롱런의 비결이라 데는 이견이 없지만, 전세계 스타벅스 매장 중 한국에서 최초로 도입한 최첨단 IT(정보기술) 서비스도 스타벅스의 불황 속 역주행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스타벅스의 매출은 1조5,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16년 매출 1조원 벽을 처음 넘은 뒤, 3년 연속 안정적인 성장세다. 매장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10년 327개에 불과했던 스타벅스 매장수는 2016년 1,000개를 넘어선데 이어 올해 3분기 기준 1,225개를 기록 중이다.

계속되는 불경기 속에서 유통업계, 특히 식음료ㆍ외식 업계는 극도의 불황을 겪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악화된 소비자들이 외식 비용부터 줄이면서 식음료 업계 불황의 골을 더 깊게 만들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가게는 물론, 최근에는 든든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 외식 계열사의 식음료 점포에서도 폐점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업계의 불황은 스타벅스에겐 남의 얘기다. 스타벅스는 특히 업계 불황의 골이 더 깊어진 2, 3년 전부터 점포 개점 속도를 높이며 나 홀로 성장 구도를 굳혀가고 있다.

스타벅스의 고속 성장 배경에는 전세계적으로 동일하게 관리되는 커피 맛과 스타벅스 매장 특유의 분위기가 우선 꼽힌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타벅스 한국법인이 자체 개발해 적용하고 있는 IT 서비스도 스타벅스의 고성장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

스타벅스는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원격 주문이 가능한 ‘사이렌오더’를 개발했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을 통해 매장 밖에서도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으며, 음료가 나왔는지 알려주는 호출 벨 기능도 갖춰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사이렌오더 서비스를 이용 고객은 하루 평균 약 8만명으로 스타벅스 방문자의 14%에 달한다. 한국에서 사이렌오더 이용자가 늘자 미국, 캐나다 스타벅스도 이와 유사한 모바일 페이 서비스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성장세 / 김문중 기자/2018-12-07(한국일보)

스타벅스는 매장에 머물 시간이 없는 소비자들을 위해 전세계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처음으로 ‘드라이브 스루 차량 번호판 자동인식’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고객들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음료를 받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고객의 자동차 번호판을 자동 인식해 미리 등록한 전자 카드로 계산할 수 있게 설계됐다.

사이렌오더와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동시에 활용한다면 고객은 차량에 탄 채 미리 주문해 둔 음료만 받아 바로 매장을 나올 수 있다. 지난 6월 서비스가 시작된 후 이용 고객이 꾸준히 증가해 현재 이용 고객은 4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서비스가 적용되는 매장도 전국에 167개로 증가했다.

스타벅스 공기청정기 시스템

매장 공기 질 개선을 위해 대형 공기 청정기를 매장 천장에 설치한 것도 미세먼지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에 천장형 공기청정기를 공급하기 위해 LG,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가전사들의 입찰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서규억 스타벅스 홍보팀장은 “고객이 우수한 품질의 커피를 분위기 좋은 매장에서 즐기는 것뿐 아니라 최신 IT 기술을 접목해 편리하게 매장을 방문할 수 있게 하는 데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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