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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입지 좁아져… 트럼프, 대안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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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입지 좁아져… 트럼프, 대안 찾나

입력
2018.12.07 17:10
수정
2018.12.08 00:3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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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방북에도 대북 협상 교착… 고위급 회담 문책성 패싱 조짐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마이크 폼페이오(가운데) 미국 국무장관이 단체 기념촬영을 위해 자리를 잡으며 옌스 스톨텐베르크(맨 왼쪽) 나토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마이크 폼페이오(가운데) 미국 국무장관이 단체 기념촬영을 위해 자리를 잡으며 옌스 스톨텐베르크(맨 왼쪽) 나토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최고위직 대북 비핵화 협상 실무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시간이 말라가고 있다. 네 차례나 북한을 방문하고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다. 그에게 전폭적 신뢰를 보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슬슬 대안을 찾는 기색이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미 공영라디오 NPR 인터뷰에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 비핵화 약속을 지키라고 재차 북한을 압박했다. 앞서 그는 이틀 전 워싱턴에서 열린 월스트리트저널 최고경영자 카운슬에서도 북한이 약속에 부응하게 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의 목적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인터뷰에서 볼턴 보좌관은 “우리가 봐야 할 건 (말이 아니라) 실행”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 비핵화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군사 공격도 불사해야 한다고 믿는 공화당 원리주의자 계열 대북 강경파다. ‘선(先)폐기 후(後)보상’ 방식인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의 신봉자이기도 하다. 2011년 카다피 정권 붕괴의 배후가 미국이고 핵이 없어 속수무책이었다고 여기는 북한에게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당국자 중 가장 불편한 존재다. 올 4월 북미 정상회담 좌초 위기의 빌미가 됐던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담화의 타깃이 볼턴 보좌관이었다.

라이벌인 볼턴 보좌관 재등장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나쁜 징후다. 협상파와 강경파 간 경합 유도를 통한 성과 담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활용해 온 방법이다. 대화파인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은 지난해 강경파인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각축했다.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 오른팔이자 한반도 현안 참모였던 앤드루 김 CIA 코리아임무센터장의 퇴장은 설상가상이다. 최근 판문점 북미 접촉은 내년 미 스탠퍼드대 산하 연구소로 자리를 옮기는 그가 북측에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한 자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무부 내 협상권 지형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8월 임명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에게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한 권한을 위임한 듯하다는 게 소식통들 전언이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으로 9월 말쯤부터 가시화한 ‘시간 지연’ 전술의 발상자가 비건 대표일 거라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달부터 가동된 한미 워킹그룹도 무게중심 이동의 방증일 수 있다.

캔자스주 하원의원 출신으로 대권 욕심을 가진 폼페이오 장관에게 대북 성과는 정치인으로서의 향후 입지를 좌우할 핵심 변수여서 현재 협상 교착 상태를 누구보다 답답해할 인물이 그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이야기다. 그러나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사정을 잘 아는 외교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북한의 신망이 떨어졌음을 알아차린 트럼프 대통령이 고위급 회담을 ‘패싱’하고 실무 협상 비중을 강화하려는 조짐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타계한 조지 H W 부시 전 미 대통령 장례식 조문 사절로 방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워싱턴에서 만나 회담을 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해 계속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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