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가급적 연내 답방 협의”… 출장 직원들 대거 귀국ㆍ청와대 참모들 휴가 취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9월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펼쳐 보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염두에 둔 ‘스탠바이’(대기) 상태에 돌입했다. 유력한 답방일로는 18~20일이 꼽힌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7일 국회에서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합의된 대로 가급적 연내 답방하는 방향으로 북측과 협의해 오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북한이) 합의대로 이행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하지만 구체적 답은 주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에 남북이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7주기(17일) 전후인 12~14일 내지 18~20일을 유력한 답방일로 보고 있다.

북측이 명확한 신호를 주지는 않았지만 정부는 내부적으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을 가정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남북 정상회담 관계부처에서는 해외 출장을 나간 직원들을 대거 귀국시키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휴가를 취소한 청와대 참모들도 있다. 국가정보원과 통일전선부 간 이른바 ‘스파이 라인’에서는 세부 일정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관심을 모았으나, 한미 간 제10차 방위비 분담 협의 상황,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문제 등을 논의했을 뿐 서울 답방 문제는 의제가 아니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경찰도 김 위원장의 경호와 안전을 관리할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라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근무 지시가 내려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때 교통 통제나 경호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 있어 바로 준비할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이 온다고 하면 전국 경찰들이 다 (서울로) 올라올 것”이라고 했다.

날짜는 18~20일에 더 무게가 실린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소장 회의가 이날 개성에서 한 달 만에 열렸지만 북측이 아무런 답방 제안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김 위원장을 예우하기 위해 정상국가의 회담 프로세스인 고위급 회담→실무진 회의→사전 답방→정상회담 순서를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적어도 김정일 위원장 기일인 17일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통일부 관계자는 “오늘쯤 북측이 연락을 줘서 주말에는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측했는데 제안이 없었다”고 했다.

일각에선 남북이 이미 날짜를 확정하고 김 위원장의 경호를 우려해 공개를 미루고 있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최고지도자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체제가 무너지는 북한 특성을 고려해 은밀하게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다만 청와대는 공개적으로 북측의 연락이 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쪽에서 연락이 왔나’는 질문에 “안 왔다. 북쪽이랑 전화(통신)가 되면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마지노선을 정해놓지 않고 있다. 오늘이라도 연락이 오면 내일 당장 준비에 착수할 수 있다”고 했다.

일김 위원장의 현충원 참배 가능성도 거론된다. 보수층의 반대 여론을 잠재우고 국회 연설 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분단 후 처음으로 서울을 방문한 김 위원장에게 6ㆍ25 전쟁의 책임을 지라는 요구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국회 연설에 대해서도 “야당이 깜짝 피켓 시위라도 할 경우 북측은 최고존엄에 대한 모독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전주 김씨인 만큼 전북 모악산에 있는 전주 김씨 시조묘를 방문하는 일정을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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