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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 “국경 초월한 이커머스 주도 회사 될 것”

입력
2018.12.09 15: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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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 인터뷰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가 서울 금천구 가산동 본사에서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가 서울 금천구 가산동 본사에서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온라인 향수 쇼핑몰, 해외 상품 직구, 전자상거래 통합 솔루션, 팟캐스트, 가격비교 사이트, 캠핑카 판매….

연결고리가 뚜렷해 보이지 않지만 중소기업 한 곳이 해 온 사업들이다. 코리아센터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이 업체가 하는 사업은 대중과 그리 멀지 않다. 국내 최대 규모 직구 플랫폼 ‘몰테일’, 개인ㆍ중소업체가 손쉽게 쇼핑몰을 개설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메이크샵’,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이 모두 코리아센터가 제공하는 서비스다.

2000년 설립된 코리아센터는 조만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331억원으로 전년보다 10%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은 63억원으로 2배 이상 뛰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 7월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닷컴을 운영하는 써머스플랫폼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커머스 사업을 확장 중인 카카오가 인수ㆍ합병 의사를 보여 협상을 진행 중이다. 5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코리아센터 본사에서 만난 김기록 대표는 “카카오가 이커머스 부문을 분사하며 협상이 늦어지고 있는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와는 별개로 상장을 먼저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아센터는 삼성카드 출신의 김기록 대표가 1999년 차린 온라인 향수 판매 회사 코리아센터닷컴을 모태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인터넷 무역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만들 생각이었으나 시기상조라는 판단에 향수 판매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부피가 작고 유통기한이 길며 누구나 아는 제품을 찾다 결정한 품목이었다. 전자상거래 통합 솔루션으로 고개를 돌린 건 향수 판매로는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김 대표는 “당시엔 인터넷 쇼핑몰이 200개도 안 됐을 것”이라며 “쇼핑몰 운영 경험을 토대로 전자상거래 창업자에게 온라인몰 개설부터 운영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메이크샵은 현재 ‘카페24’와 함께 국내 전자상거래 플랫폼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해외 직구 플랫폼인 몰테일은 의도치 않은 사업 확장의 결과다. 메이크샵을 통해 사이트를 개설한 사업자들이 해외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미국에 사무실과 물류센터를 만들었는데 하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 경제가 고꾸라져 직구로 방향을 튼 것이다. 김 대표는 “국내 상품을 미국에 팔 상황이 아니어서 반대로 미국의 저렴한 상품을 국내에 판매하기로 했다”며 “당시 국내에서는 정식 판매되지 않아 수요가 많았던 아이패드를 구입해 국내에 공급한 것이 몰테일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몰테일도 급속도로 규모를 키워갔다. 2009년 시작한 몰테일은 2년 만에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했고 다시 2년 뒤 26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할인행사를 통해 거의 반값에 TV를 구매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2015년을 즈음해 직구 시장은 또다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여기에는 몰테일의 꼼꼼한 고객서비스가 한몫 했다. 김 대표는 “미국 물류센터에서 TV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검사하고 포장도 다시 하는 등 국내 최종 배송까지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만전을 기했다”며 “파손 등 문제가 있을 경우 부품 교체나 전액 환불 등의 방식으로 신뢰를 쌓았다”고 말했다.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캠핑카 사업은 몰테일 운영과 관련이 있다. 캠핑카 직구 배송대행 서비스를 하다 아예 직접 해외에서 캠핑카와 카라반(차량 뒤에 연결해 이동하는 트레일러)을 제작ㆍ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도 애초엔 동영상 커머스를 기획하다 음성 커머스로 방향을 바꾼 뒤 청취자 수를 늘리려 시작한 서비스다. 아직은 팟캐스트 방송 위주지만 국내 출시된 모든 인공지능(AI) 스피커에 팟빵이 탑재된 만큼 조만간 음성 커머스를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올해 초 사명을 코리아센터닷컴에서 코리아센터로 바꾸며 글로벌 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써머스플랫폼 인수가 첫 걸음이었다. 이 업체는 지난해 매출 342억원, 영업이익 122억원을 기록한 우량 기업으로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메이크샵, 몰테일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 대표는 “메이크샵과 몰테일을 통해 판매되는 상품의 데이터베이스를 표준화하려 몇 차례 시도했는데 실패한 경험이 있다”며 “에누리닷컴은 수많은 상품에 대한 표준화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어서 써머스플랫폼 인수는 우리가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센터의 최우선 목표는 상장이다. 그간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해왔으나 글로벌 사업을 키우기 위해선 그것만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내 판매업체가 해외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역직구’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위해선 해외 곳곳에 사업 거점과 물류센터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코리아센터는 현재 미국, 일본, 중국, 독일에 진출해 있는데 앞으로 영국과 동남아에도 물류센터를 지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풀필먼트란 개별 판매자 대신 상품의 입고부터 재고관리ㆍ분류ㆍ배송은 물론 고객서비스ㆍ반품 등 사후처리까지 모든 업무를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김 대표는 “가능한 많은 국가에 진출해 세계 각국의 판매자들이 코리아센터를 통해 국경을 넘어 제품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신개념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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