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전 광주시장

자신을 권양숙 여사로 속여 윤장현(69) 전 광주광역시장을 상대로 거액을 뜯어낸 40대 여성이 또 다른 사기 행각을 벌이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 행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교육계와 경찰에 따르면 광주의 한 사학재단 관계자A씨는 지난 9월 1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나는 권양숙이다.윤장현 시장님에게 번호를 받아 연락드린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문자를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한 A씨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번호로 전화를 걸었는데,전화를 받은 이는 자신을 ‘권양숙 여사의 비서’라고 말했다.자신이 권 여사라며 문자메시지를 보낸 이와 ‘여사의 비서’라고 말한 이는 모두 사기꾼 김모(49)씨였다.

수상하다고 생각한 A씨는 윤 전 시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이상한 연락이 왔다”며 김씨를 의심했다.하지만,윤 전 시장은A씨에게“권 여사님께 내가 번호를 드린 것”이라고 하며 김씨가 권 여사라고 믿고 있었다.

A씨가 김씨의 말을 믿지 않고 돈을 보내지 않자 김씨는 급기야 A씨에게 문재인 대통령 행세를 했다. A씨가 받은 문자는 “문재인이다.권 여사 전화를 받은 줄로 안다.권 여사님 일은 제 일이니 국가를 위해 참여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A씨는 당시 남북 정상회담으로 평양에 있던 문 대통령이 이런 문자를 보낼 리 없다고 생각하고 김씨가 사기를 치고 있다고 확신했다.

10개월 가까이 지속된 김씨의 사기 행각은 경찰 수사에 의해 드러났다.김씨에게 “문재인입니다”라는 거짓 문자를 받은 인사들이 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김 씨의 사기 행각은 청와대가 10월 발표한‘사칭범죄 관련 대통령 지시 발표문’의 첫 사례로 실려있다.

김씨는 사기 등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전남지방경찰청은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혐의로 윤 전 시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사립학교 관계자 5명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윤 전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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